필리스, 15년만에 NLCS 진출
2008-10-06 (월) 12:00:00
▶ 브루어스에 3승1패…4차전서 블랜턴 승리피칭
조 블랜턴은 오클랜드 A’s에 있다. 정규시즌 도중에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테네시주 내슈빌 출신의 ML 5년차 우완투수 블랜턴은 올해 A’s에서 별 재미를 못봤다. 5승12패였다. 타선지원이 빈약했다고 탓하기엔 방어율(4.96)이 너무 높았다. 그런데 한게임 한게임 뜯어보면 타선이 야속할 법도 했다. 높은 방어율은 ‘꾸준하게 못해서’라기 보다는 무너질 때 너무 왕창 무너져서 그런 것이다. 기껏 잘 던지고도 지거나 못이긴 경우가 많았다. 라이언 하워드, 지미 롤린스 등 강타자들이 즐비한 필리스로 간 뒤에는 팔자가 달라졌다. 4승무패다. 방어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4점대(4.20)인데도 그렇다.
블랜턴이 5일 눈부신 호투로 필리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선도역할을 했다. 블랜턴은 이날 경기에서 6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7회말 선두타자 프린스 필더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고 후속타자 JJ 하디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라이언 맷슨으로 교체됐다. 기록상 6이닝 5안타(1홈런) 0볼넷 7삼진 1실점. 1승2패로 궁지에 몰린 브루어스 타자들은 유난히 천천히 와인드업을 하는데다 왼발을 약간 들어올린 상태에서 일순 멈췄다 잽싸게, 그러나 코너코너에 정확하게 공을 뿌리는 블랜턴의 피칭에 속절없이 당했다. 1회초 1점, 3회초 4점을 벌어놓은 필리스는 8회초에 1점을 추가하고 8회말에 1점을 잃으며 6대2로 승리, 3승1패로 5전3선승제 디비전 시리즈를 차지, 1993년 이후 15년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필리스의 6득점은 모조리 홈런으로 결판났다. 선봉은 지미 롤린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롤린스는 브루어스 선발투수 제프 수판으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이는 3회초 대량득점의 예고편이었다. 2루타로 출루한 셰인 빅토리노(3루)와 고의사구로 걸어나간 라이언 하워드(1루)를 누상에 둔 상황에서 팻 버렐의 좌월 3점홈런이 터졌다. 여기에 후속타자 제이슨 워스가 중월홈런을 보태 점수는 금세 5대0이 됐다. 7회말 브루어스가 1점을 따라붙기 무섭게 버렐은 8회초 좌월 솔로홈런을 쳤다. 브루어스는 8회말 2안타와 필리스 내야진의 기록되지 않은 실수를 묶어 1점을 더 쫓아갔으나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올시즌 구원성공율 100%를 자랑하는 브랫 리지에게 막혔다. 브루어스는 막판에 2차전에 선발등판했다 패한 CC 사바티아까지 대타로 기용하는 등 총력전을 폈으나 불펜튼튼 필리스에 4점차 열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는 9일 시작되는 7전4선승제 NLCS 상대는 시카고 컵스에 3연승을 거둔 LA 다저스다.
한편 이날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 2경기에서는 LA 에인절스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5대4로 승리, 2패 뒤 첫승을 거뒀다. 역시 2연패로 탈락위기에 몰렸던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탬파베이 레이스를 5대3으로 꺾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