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팔로군인들이 명령에 따라 이탈리아 마을을 사수한다. 맨 왼쪽이 샘과 안젤로.
오브리(오른쪽) 등 버팔로 군인들이 도강하고 있다.
★★★½(5개 만점)
2차대전 미 흑인부대에 명령이…
“마을을 사수하라”
흑백간 인종차별 문제에 사사건건 언성을 높이는 스파이크 리가 감독한 이 전쟁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만든 전쟁영화 ‘우리 아버지들의 기’에 대한 일종의 반박성 작품이다. 리는 이스트우드의 영화에 흑인 미군 묘사가 없다고 비판, 이스트우드와 작은 설전을 벌였었다.
리의 이 영화는 2차 대전 때 이탈리아 전선에 투입된 미보병 제92사단의 버팔로 군인들의 활약을 그린 전쟁영화다. 당시 미군은 흑백이 분리됐었다.
요즘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옛날 전쟁영화의 요소를 고루 갖춘 재미있는 영화로 교훈적이기까지 하다. 전쟁 액션과 전우애와 게릴라전 그리고 미군과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주민과의 관계와 어린 소년과 군인과의 끈질긴 인연과 정에 살인 미스터리 요소까지 포함됐다. 너무 많은 극적 플롯을 삽입해 서사적으로 서술하려 하다 보니 강한 초점이 다소 흐려지고 얘기가 더러 산만해졌지만 충분히 즐길 만한 감상적인 액션 멜로물이다.
영화는 처음에 뉴욕의 60대 흑인 우체국 직원이 소지한 독일제 권총으로 손님을 사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우체국 직원의 아파트에서 수백만달러 가치의 대리석 조상이 발견되면서 얘기는 1944년 이탈리아 터스카니의 전장으로 돌아간다.
독일군이 매복한 가운데 버팔로 군인들이 걸어서 도강을 하다가 대부분 사살된다(이 장면과 함께 독일군의 이탈리아 마을 사람들 대량 살육장면은 매우 끔찍하다). 여기서 살아남은 4명의 군인들은 명령대로 중세 작은 마을인 콜로노라에 잠입, 주민들의 보호아래 잠복활동을 한다. 이들은 오브리(데렉 루크)와 비숍(마이클 일리)과 헥터(라스 알론소-그가 나중에 살인 혐의로 기소된 우체국 직원) 및 샘(오마 벤슨 밀러).
거구에 순수한 마음을 지녔으나 약간 머리가 모자라는 샘은 마을로 오던 중 자기가 구해준 7세난 안젤로(마테오 스치아보르디)의 극진한 보호자가 되면서 둘의 관계묘사가 영화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안젤로를 통해 기적이 묘사된다. 이들이 다음 명령을 기다리면서 마을에 숨어 있는 동안 동네의 예쁜 여자 레나타(발렌티나 체리)와 비숍의 관계와 동네 빨치산 간의 의견대립 그리고 배신 등이 얘기된다. 그리고 독일군이 마을로 진입하면서 4명의 군인들이 이들과 맞선다.
리는 독일군이 모두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인간적 독일군 장교를 설정했는데 그의 미군에 대한 마지막 제스처가 다소 믿어지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이 콧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연기들도 좋은데 특히 몸만 컸지 마음은 아이 같은 밀러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160분.
R. Touchstone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