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파이어리츠에 져
D백스와 격차 3.5G로 줄어
웹, 21호 승리…F로드, 59호 세이브 실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17일 기도는 통했다. 앞서가던 다저스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8대15로 덜미가 잡혔고, 뒤쫓던 D백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7대6으로 간신히 뿌리쳤다. 이겨도 이겨도 다저스가 똑같이 이기기를 반복하는 바람에 내셔널리그 웨스트 디비전 선두다툼 격차를 줄이는 데 거듭 실패했던 D백스는 17일의 엇갈린 승부로 3.5게임 차이로 다저스의 뒤를 밟게 됐다. 이날 현재 다저스는 79승73패, D백스는 75 승76패다.
D백스의 출발은 좋다 말았다 다시 좋아졌다. 동부 피츠버그로 간 다저스가 파이어리츠에 왕창 깨진 소식이 듣고 D백스는 한시름 놓은 가운데 자이언츠전에 임했다. 승부세계의 예측은 금물이지만, 그래도 홈구장인데다 올해 사이영상 유력후보인 20승투수 브랜던 웹이 마운드에 섰으니 D백스로선 다저스와의 격차를 오늘 아니면 언제 줄이랴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믿는 손 웹이 다짜고짜 흔들렸다. 선두타자 데이브 로버츠에게 2루수쪽 내야안타를 맞은 뒤 후속타자 랜디 윈을 투수앞 땅볼로 아웃시켰으나 신인 파블로 샌도발에게 좌익수쪽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잃었다. 웹과 D백스의 위기는 계속됐다. 벤지 몰리나의 중전안타로 샌도발이 홈까지 치달았고, 트래비스 이시카와는 1루수 애담 던의 에러로 살아나갔다. 그 사이에 발 느린 몰리나는 엉금엉금 3루까지 갔다. 이어 잔 바우커의 2루수쪽 내야땅볼 때 몰 리가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자이언츠 선발투수 조나단 산체스도 비틀거렸다. 1회말, 선두타자 스티븐 드루에게 2루타를 맞고 업톤의 내야땅볼로 1사3루가 된 뒤 잭슨에게 중견수쪽 희생플라이를 맞아 1점을 내줬다. 선진투수 웹과 개발도상투수 산체스의 본격적 차이는 그 다음에 두드러졌다. 웹은 2회부터 안정을 되찾은 반면 산체스는 2회에 서너곱 흔들렸다. 업톤의 2점홈런에 웹의 2루타에 모두 4안타를 허용하며 5점이나 내줬다. 산체스는 겨우 정신을 수습한 뒤 피칭을 이었으나 오래 버티지 못하고 4회(3.2이닝 6안타 6실점)에 강판당했다. 웹은 안정을 되찾아 7회(8안타 3실점)까지 버틴 끝에 시즌 21번째 승리(7패)와 함께 팀에 천금같은 1승을 안겼다. 산체스(9승11패)는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0승에 재도전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웹과 D백스는 굳혀놓은 승리를 9회에 놓칠 뻔했다. 3대7로 뒤진 상황에서 자이언츠의 마지막 공격이 아연 불을 뿜었다. 잔 바우커 대신 등장한 36세 신인 스캇 매클레인이 볼넷을 고른 뒤 젊은 신인 유지니오 벨레즈도 볼넷. D백스 코칭스탭은 승리확인을 위해 내보낸 덕 슬래튼이 2타자 연속 정면승부를 걸지 못하자 덕아웃으로 불러들이고 페냐를 투입했다. 백전노장 오마 비스켈이 우익수 진영 깊숙한 곳에 2타점 3루타를 찔렀다. 비스켈은 후속대타 리치 어릴리야의 유격수쪽 땅볼을 틈타 홈까지 치달았다. 1점차로 내쫓긴 D백스는 더 이상 믿고 맡길 마무리 투수도 궁했다. 반대로 자이언츠는 궁지에 몰린 페냐에게 마무리 한방을 치지 못했다. 로버츠와 윈이 연속 2루수쪽 땅볼로 아웃되면서 경기는 끝났다. 피닉스에서의 2연패로 자이언츠는 시즌 68승84패가 됐다. NL 서부조 3위 그대로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웨스트 디비전 3위 오클랜드 A’s는 1위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3대2로 이겼다. A’s는 에인절스전 2연승으로 71승80패, 에인절스는 92승59패다. 에인절스가 자랑하는 올해의 최고 마무리 프랜시스코 로드리게스는 마크 테세이라의 9회초 2점홈런으로 2대1로 역전한 가운데 9회말에 시즌 59번째 세이브 사냥을 위해 투입됐으나, 아웃카운트를 한명도 못잡고 대릭 바튼에게 중전안타, 잭 해나핸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페닝턴의 투수앞 땅볼 때 결정적 악송구마저 범해 재역전 2점을 내주고 물러났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