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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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이해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2008-09-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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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바위 보를 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나는 어릴 때부터 가위나 보를 내는 것이 남자다워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항상 주먹을 낸다”고 대개는 설명을 한다. 그리고 가위 바위 보를 하는데도 상대방은 보자기를 내면 이길 텐데 심지어 3번까지도 주먹이나 가위를 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주먹을 낸다고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것을 내는 것은 보통 사회와 상대방에 대한 불신일 것이다.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 있는 흐름으로 보아도 뻔한 일이다.

지난번 칼럼을 통해 내가 미국에서 둥지를 트는 과정을 이민 초보자들을 위해 두세 번에 걸쳐 서술했다. 오늘 한인회장에 이르기까지 저와 함께 장성해 온 한인사회의 동포분과 관계가 없지 않다고 판단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적어 본다.

82년도 미국 도착 그리고 메인테넌스, 즉 청소부로 일을 시작했고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에서의 첫 부동산의 시작. 그러면서 고생보따리를 풀었지만, 그 당시 내 마음 속에는 고생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는 것. 마냥 모험과 도전과 희망으로 가득 차있던 시절에 또한 깨끗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남을 기분 좋게 한다는 하나의 봉사정신으로 자신감 있게 즐겼던 것이다.


고생이나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결정되고, 성공과 실패도 마음먹기에 따라 그런 것이라고 생각 한다. 그런 20년의 타국생활의 역경을 통해 속속 미국으로 들어오는 후배나 안일하게 안주하는 분들을 위해 나의 기질이 가만히만 있지를 못했던 것이다.

무엇인가 해 보겠다는 마음에 동포들과 포괄적으로 가장 가깝게 일할 수 있는 한인회장을 하기로 마음먹고 출마했으며 왠지 그 때는 서로 봉사직이라는 한인회장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사람이 많아 예상 밖에 치열했다. 물불 가리지 않고 뛰는 후보에게 “후보자나 유권자들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며 경제적이지 못하다고들 했다. 언론에서도 대통령선거를 방불케 한다고 했고, 나의 측근에서는 뉴스타 CEO가 훨씬 좋은데 뭐 하러 그런 험한 길을 가려 하느냐고 반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당시 많은 기자들은 “임기동안 한국 정치에 가지 않을 거죠?” 관심사도 여러 가지였다. 그때 또 “한인회장이 무슨 정치인이냐” 등 과열 한인회장 선거풍토를 잠재우기 위한 여론들이 요란스러웠다. 그렇게 관심들이 지나치다 보니 많은 원로분들이 “누가 하면 어떠냐, 좀 조용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여 지금껏 한인회장이 한인 동포들에게 ‘유야무야’로 비쳐온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시각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 말에 나는 더한 열정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용하게 너무 싱겁다고들 야단들이다. 현직회장으로서 함께 일하던 이사장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속성상 누가 하더라도 역행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남들은 좋은 표현으로 의리라고 하나 한인타운을 위해서 의리라는 말을 쓰고 싶지는 않다. 전임자의 임기동안 연습을 했다는 것은 큰 장점이기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것 보다 누가 나오면 물러서고 누가 나오면 출마를 한다는 것은 한인을 위해 봉사할 한인회장으로서 갖출 용기가 아니라 기회주의자의 패자 근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이런 분은 없었다고 생각을 한다. 조용한 선거를 두고 또 화살을 내게 돌리는 사람도 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데 또 무슨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지 알 수 없다. 무엇이든 상대의 마음을 아무도 모르고 자기 잣대로 남을 예단한다는 것은 나쁜 습관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내 비서들이나 주위의 사람에게 숨길 정도의 일은 하고 다니지 않는다. 그것이 미래를 동여맬 오랏줄이라면 더더욱 하지 않았다. 미래있는 사람에게 거짓말이나 야합이나 불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를 것이다.


미래의 가치는 살아온 사람에 따라 다르다. 길거리의 노숙자의 미래와 아무 것도 모르고 미래에 달려 있는 젊은이의 미래와 현재나 이미 과거의 성을 쌓아 놓고 있는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의 미래를 같은 선상에서 논한다는 것은 감히 그 사람에 대한 미래의 가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진정한 삶의 모습 같은 것은 보통은 대중의 시선에 포착되지 않는다 해도 가문과 미래는 있다. 나의 홈피(www.nammoonkey.com)에 들어가면 이런 말이 나온다. 만약 가훈을 만든다면 ‘물에 빠져도 개헤엄을 치지 않는다’는 말과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먹지 않은 호랑이가 되고 싶다’고… 풀도 먹으려고 찾아다니는 호랑이의 심정이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게으른 자는 그 풀이라도 먹으려 할지 모르지만 부지런한 자는 결코 그런 풀을 돌아볼 시간도 없고 그 시간에 아마 새로운 사냥을 했을 것이다.

한동안 한인타운에 악선전이 유포되고 할 일 없는 사람들에 회자된 적이
있는 듯하다. 우리 모두 좋은 일을 나쁘게 마무리 지으려는 악습이 다시 불거져 나온 일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좋은 것을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야 바로 내가 좋은 것이다. 온 세계는 모든 회사원들이나 사장 기업의 총수들까지 올 코트 프레싱으로 펼치는 경제 전쟁의 시국이다.

사실 하루 열시간 이상을 함께 일하는 수행비서가 있고 비서실에는 수명이 같이 일하고 있으며 이메일이나 모든 문서는 공개되어져 있는 것이 요즈음의 기업 문화가 아닐까? 방대하기만 한 기업에서 혼자서 일을 할 수는 없다. 전부가 거울 보듯이 반사되어져 있다. 약점을 보이지 않으려면 깨끗할 수밖에 없다. 술자리를 하지 않은지가 15년이 다되어 간다. 술을 먹지 않는다고 공개되어 있으니 술을 권하는 사람도 없다.

타고르가 쓴 기도라는 글 한 줄을 소개하고 싶다.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생의 싸움터에서 함께 싸울 동료를 보내 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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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분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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