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투수 지토, 빛나는 호투
로키스에 9대2 승리.
스캇 맥클레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노장신인이다. 노장신인? 그렇다. 1972년 5월19일 캘리포니아 시미밸리 태생으로, 왕고참축에 들 나이에 메이저리그 루키다.
그의 ML 데뷔가 생짜로 올해 이뤄진 건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고생고생 끝에 1998년 탬파베이 레이스(당시 데블레이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으나 9게임(20타수 2안타, 타율 1할)밖에 못뛰고 마이너리그로 돌려보내졌다. 마이너리그와 재팬리그(4년)를 전전하며 6년 고행 뒤 그는 2005년 시카고 컵스를 통해 메이저에 복귀했다. 그러나 맥클레인의 봄은 여전히 짧았다. 고작 13게임에서 14타수 2안타(1할4푼3리)의 빈타를 보이다 또 마이너행 미끄럼을 탔다.
2007년, 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고 잊어버릴 뻔한 메이저 물로 목을 축였다. 그나마 잠깐이었다. 8게임에서 11타수 2안타(1할8푼2리). 그래도 그는 메이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마이너 인생은 계속됐다. 메이저 맛을 본 때로부터 11년째임에도 불구하고, 규정타석이 모자라 그는 아직 루키 취급을 받는다. 11년 통산 기록이라야 총 32게임에 50타수 9안타, 타율 1할8푼이니 말 다했다. 마이너 무대에선 달랐다. 올해 프레즈노 트리플A팀에서 3할타율에, 29홈런에, 108타점을 올리는 등 막강화력을 보인 것을 비롯해 마이너 통산 1,664게임에서 287개의 홈런을 날렸다. 그러니 맥클레인도 그 나이가 되도록 메이저 드림을 접지 못했을 것이다.
2008시즌이 한창 기운 2일, 그가 메이저 호출을 받았다. 프레즈노 트리플A팀에서 부리나케 덴버로 날았다. 3일 밤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난생처음 스타팅 멤버로 출장했다. 5타수 3안타 3타점. 게다가 메이저 필드 첫 홈런까지 신고했다. 1회초 중전안타로 자이언츠의 첫 타점을 올리고 3회초 좌전안타로 두 번째 타점을 올린 그는 6회초엔 좌월 솔로홈런을 쳐 자이언츠의 마지막 득점을 쏘았다.
최근 5연패 수렁에 빠졌던 자이언츠는 집념의 사나이 맥클레인의 맹활약 등에 힘입어 9대2로 승리했다. ESPN은 자이언츠-로키스전 첫머리를 늙은 신인 맥클레인 늘그막 첫홈런으로 장식했다, 이 한방이 있기까지 19시즌(마이너 입문 이전까지 포함한 듯)이 걸렸다고. 맥클레인은 말했다. 지난 3, 4년동안 나는 매번 이게 마지막 시즌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때마다 기록이 좀 괜찮아서 (필드로) 되돌아오게 만들곤 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거들었다. 마이너리그에서 그가 쏟은 모든 열성, 그가 쳐낸 모든 홈런 끝에 여기서 한방을 쳤다. 맥클레인 이외에도 네이트 쉬어홀츠(첫 득점), 트레비스 이시카와(1회초 1타점 좌전안타), 이매뉴얼 버리스(3회초 1타점 좌전안타),파블로 샌도발(5회초 좌월 솔로홈런) 등 자이언츠 신인들의 타력이 돋보였다.
선발투수 배리 지토의 피칭도 돋보였다. 8이닝 2실점(4안타 2볼넷 5삼진)으로 이름값을 했다. 최근 4차례 선발등판에서 3번째 승리를 거두며 시즌성적은 9승16패가 됐다. 로키스의 선발투수 애런 쿡은 자이언츠 신인들의 반란에 3이닝밖에 견디지 못했다. 10안타 6실점. 2004년 8월7일 이후 처음 맛본 단명강판이었다. 시즌성적은 이날의 선발맞수 지토와 정반대로 16승9패다. 한편 자이언츠는 60승79패, 로키스는 66승75패가 됐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