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지킨 자이언츠는 로키스에 패배

2008-08-2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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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 나간 A’s는 에인절스에

남가주로 간 오클랜드 A’s도 졌고, 북가주에 남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졌다. 26일 밤 거의 같은 시간대에 당한 패배다. A’s는 애나하이에서 LA 에인절스에 1대5로, 자이언츠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에 2대7로 무릎을 꿇었다.

A’s나 자이언츠나 다 올해 용꿈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쌍끌이 패배의 속앓이가 그닥 클 것 같지 않은 처지다. 그러나 굳이 따지자면, A’s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맹위를 떨쳐온 에인절스의 텃밭에서 에인절스에 졌으니, 게다가 전날 기대밖 승리를 거둔 뒤 졌으니 아프다 해도 덜 아플 것 같다. 자이언츠는 제 안방에서 엇비슷한 로키스에 이틀 연속 당한 패배였으니 쓰리다면 좀 더 쓰릴 것 같다.

결과를 꿰맞추면 A’s의 패배는 예정된 것과 같았다. A’s의 투수진이 에인절스의 강타선을 요리하는 것도 버거운 일이지만, 전국구 특급투수인 에인절스의 잔 래키를 무딘 A’s 방망이로 혼을 낸다는 건 더더욱 힘든 노릇이었다. 래키가 평범피칭을 한다 해도 점수뽑기가 쉽지 않은데 평소보다 더 잘 던진 이날 밤 A’s 타자들이 7안타를 치고 1점이나마 짜낸 것은 용한 일이었다. 볼넷 하나 없이 산발 6안타에 0실점으로 9회초 원아웃까지 버티던 래키로부터 잭 커스트가 중월홈런을 뽑아낸 것이 A’s의 유일득점이다. 그것은 투아웃만 남겨놓은 래키의 올시즌 첫 완봉승을 완투승(시즌 11승2패)으로 바꿔놓았다. 세이브왕 프랜시스코 로드리게스 등 에인절스 불펜은 래키의 완투 덕분에 이날 밤 푹 쉬었다.


에인절스의 중견수 토리 헌터는 A’s의 선발투수 그렉 스미스에게 9타수 무안타에 허덕였으나 이날 첫 타석 안타로 스미스 징크스를 깨더니 둘째, 셋째 만남에서도 안타를 생산하며 에인절스 승리를 도왔다. 에인절스는 헌터의 적시 2루타 등 몰아치기로 3회말에만 4점을 올렸다.

자이언츠의 로키스전 패배는 역전패였다. 2회말 랜디 윈의 우익수쪽 2루타로 리치 어릴리야가 홈을 밟으면서 한발 앞서간 자이언츠는 3회초 집중타를 맞고 4점을 내줬다. 4회말 로키스 1루수 개럿 앳킨스의 실책에 편승해 어릴리야가 또다시 득점을 올렸으나, 로키스는 5회초 트로이 툴로위츠키의 희생플라이로 1점, 7회초 이안 스튜어트와 툴로위츠키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보태 자이언츠의 추격을 따돌렸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 로키스는 최근 11경기에서 9승을 올리는 급상승세를 이어갔다. 로키스는 지난해에도 막판에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며 포스트 시즌까지 살아남은 뒤 결국 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NL 웨스트 디비전의 PO행 레이스에 관한 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LA 다저스의 선두다툼에 쏠린 관심들이 차츰 07로키스와 같은 08로키스의 막판 뒤집기 드라마 가능성 여부에도 나눠지고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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