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2008-08-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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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독도지킴이 역할은 숙명적이다. 일본은 독도를 1904년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함대를 관찰하기 위한 망루로 사용했고, 이듬해 1월28일에 물개잡이를 독점하려는 목적으로 일본영토에 편입시켰다. 패전 후 1946년 1월29일 연합군 최고사령부는 독도를 일본으로부터 반환 받았으나 일본의 로비로 한국전쟁 중인 1951년 연합국의 샌프란시스코 대일본 강화조약에서 독도가 삭제되었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야심을 한층 더 노골화하고 있다. 분쟁지역으로 러시아의 쿠랄열도와 중국의 센카쿠열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독도에 대해서만 집요하다.

우리가 일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에 대해 좀 더 잘 알 필요가 있다. 가장 큰 특성은 일본이 추진하는 모든 일은 정부주도형이라는 것이다. 이민 역사를 보더라도 반드시 일본정부가 먼저 현지를 답사하고, 철저히 준비 작업을 거친 후 이민을 보냈다.


패전 후에도 해외공관을 통하여 자국민들을 보호 육성에 소홀함이 없었다. 그 결과 1964년 도쿄올림픽을 해외 이민자들의 도움으로 치렀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이다. 또한 일본의 정보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난 것도 이러한 힘의 뒷받침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정부는 경제력을 앞세워 UN기구 등 국제기구의 운영비, 대외원조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몫을 감당해왔다. 그러한 힘으로 국제사법재판소를 비롯한 세계기구와 미국 내 주요기관의 실무책임자로 일본인들이 상당히 진출해 있다.

일본정부는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어김없이 독도와 관련한 도발을 해 왔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치욕적인 역사를 떠올리며 궐기해왔다. 지금도 일본의 속셈은 마찬가지이다.

끝없는 대립관계가 양국에 무슨 도움이 될까. 대다수의 일본국민은 자유와 평화를 사랑한다. 일본정부는 전후 느슨해진 일본인들의 애국심을 일깨우기 위해 1983년 봄, 붉은 바탕에 검은 글씨로 ‘대일본제국’이라는 대형 현수막과 포스터로 일본전역에 도배하고 동시에 연극을 공연한 바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국민의 반응은 냉담했다. 오늘날엔 한국의 욘사마를 동경하고 한국 드라마에 매료되어 있다. 10%정도의 극우파와 정치깡패들 외엔 일본인 누구도 더 이상 한국과의 분쟁을 원치 않는다.

일본은 한국을 가깝고도 먼 나라로 생각한다. 종전 후 일본정부를 이끌어온 핵심세력은 동경 법대 고시파들이다. 그들은 지나친 엘리트 의식에 빠져 있으며 그들의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른다. 일본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앞세워 세계의 경찰국인 미국의 뒤를 따라 왔다. 지금은 일본정부의 재정상태가 전과 같지 않고, 외부적으로는 중국의 급부상과 자원민족주의에 부딪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인들의 공무원과 교육자에 대한 신뢰심은 변함이 없고, 안정 속에 하나의 정부가 이끌고 있다.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성과 독도 도발이 나오고 있는 배경 등에 대해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감정만 앞세울 것이 아니고 차분히 일본을 극복을 위한 총체적인 대안을 구상해야 한다. 결국 힘을 기르는 것만이 그 길이다.

이창수
대한인국민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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