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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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Elegy)

2008-08-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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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Elegy)

60대 교수 데이빗(벤 킹슬리)은 20대 제자 콘수엘라(페넬로피 크루스)의 젊음과 육체에 몰입한다.

젊은 여제자에 첫눈에 반해…

노교수와의 육체적 희열과 고뇌 담은 로맨스

60대 교수와 20대 여제자 간의 육체적 희열과 감정적 고뇌를 다룬 간결하고 지적이며 또 정열적이요 비감한 메이-디셈버 로맨스 이야기다. 원작은 필립 로스의 소설 ‘죽어가는 짐승’.
욕정과 죽음과 사랑에 관한 진지하고 아름다운 고찰로 대사와 연기와 내용과 촬영과 음악 등이 모두 절묘한 조화를 이룬 뜨거우면서도 냉정하고 차분한 소품이다.
남자가 여자에게서 끊임없이 구하는 젊음과 육체적 쾌락을 남자의 시각에서 조명했는데 스페인의 여류 감독 이사벨 코이세트는 이 남자의 욕망의 대상인 여자를 단순한 성의 표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남자와 동등한 아니 오히려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사고력과 감성을 지닌 여인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뉴욕의 한 대학에서 문학비평을 가르치는 60대 초반의 교수 데이빗(벤 킹슬리)은 결혼을 구금생활로 여기는 남자. 그래서 오래 전 어린 아들과 아내를 버렸다.
자기 여제자들과 섹스를 하는 데이빗은 어느 날 수줍은 쿠바 태생의 여제자 콘수엘라(페넬로피 크루스)를 보고 첫 눈에 이끌린다. 둘은 만나자마자 육체적 관계를 맺는데 물론 데이빗이 처음에 콘수엘라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르익은 육체와 젊음. 콘수엘라는 육체적 욕망 외에도 데이빗의 지성과 삶의 경험을 함께 즐긴다.
그런데 데이빗이 콘수엘라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면서 둘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데이빗은 콘수엘라의 뒤를 밟고 그녀의 과거의 남자들에 관해 물으면서 동시에 콘수엘라가 언젠가 자기를 떠날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는 그러면서도 자기에게 미래를 기대하는 콘수엘라에게 그것을 주기를 거부한다.
콘수엘라가 데이빗을 떠나면서 데이빗은 심한 내적 고통에 시달리는데 둘이 헤어진 지 2년 뒤 콘수엘라가 데이빗을 찾는다. 서브플롯으로 데이빗과 그의 정기적 섹스 파트너인 캐롤린(패트리샤 클락슨)과 그의 친구인 시인 조지(데니스 하퍼) 및 그의 성장한 아들 케니(피터 사스가드) 간의 관계가 묘사된다.
나체로 나오는 크루스와 킹슬리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육체적 감정적으로 진실한 영화로 사티 등의 클래시컬 뮤직을 잘 쓴 음악이 인상적이다. R. Samuel Goldwyn. 아크라이트(323-464-4226),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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