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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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몇 평 이어

2008-07-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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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골프를 좋아하는 터이라 하루는 친구와 같이 골프코스에 나가게 되어 이곳 미국에서 하던 대로 평상시와 다름없이 골프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같이 따라 나섰던 캐디가 몇 홀을 돌고 나니 미국에서 오셨지요 하고 나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까지 내 신분을 밝힐 기회도 없었고 또 필요도 없어서 같이 동반하고 있는 것뿐인데 이렇게 질문을 하는 것이다. 아마 몇 홀을 함께 돌다보니 내 행동에서 미국 냄새가 난 모양이다. 어떻게 알아보게 되었는가 하고 반문을 하였더니 공이 벙커에 들어갔을 때 벙커에서 공을 탈출시킨 후에 벙커 안 모래를 손수 정리하고 나오는 모습을 보고 알아보았다는 눈치였다. 캐디를 동반하지 않고 이곳 미국에서 하던 습관이 캐디를 동반하고 게임을 하는데도 익숙하지 않아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신분이 노출된 셈이다.
하루는 투자 상담을 하기 위하여 70여세가 되어 보이는 노신사가 사무실을 방문하신 적이 있었다. 투자를 하고 싶은 분야는 주유소를 경영하는 사업체인데 이에 대한 지식을 알고 싶다는 것이다. 주유소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하다가 땅이 대략 2만스퀘어피트라는 말을 하자 그러면 그것이 몇 평이나 되는 것이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필자는 그 순간 한국에서 오셨지요 하고 반문을 하게 되었다. 깜작 놀라는 모습으로 어떻게 알았느냐고 신기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곳에서 사시는 분은 땅 넓이를 이야기할 때 몇 평으로 말씀하는 분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알아보았다고 웃어넘긴 적이 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생활에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익숙하게 되게 마련이고 사는 환경이 바뀔 때에도 살아왔던 습관이 한동안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속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적인 이치라고 볼 수 있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는 작게는 한 가족이 될 수 있고 가정이 모여서 크고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이주하여 무리를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한인 커뮤니티를 이루게 되고 이 안에 부동산업을 하는 사람이 모여서 부동산업이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나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 개념으로 살아가는 생각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우리가 이루고 있는 공동체는 혼자의 것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하며 우리 하나 하나는 이 공동체 안에서 보탬이 되는 구성원이 되어야 된다고 본다. 나 하나가 건강한 생각을 하지 않으면 내가 속한 공동체가 건강할 수가 없게 될 것이고 내가 잘 된다는 것은 나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에 유익을 끼치게 될 때 나에게 좋았던 것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앞에서 언급하였던 노신사처럼 “몇 평이지요”라고 묻는 분들 어떻게 보면 미국에 대하여 아주 초보적인 분들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한인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 들어 와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본다면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어떻게 하면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있을까?
신약성경에 나오는 사도 바울이라는 인물이 있다. 이는 자신이 창립하여 세운 교회 신도들에게 쓰여진 서신 속에서 거짓을 말하지 말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고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것도 보통 사람이 아닌 성도라고 구별된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간곡하게 쓰여진 편지를 보면 그들이 성도라 할지라도 거짓을 말하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누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여도 이에 대하여 반론을 하지 못하는 우리가 된다면 우리도 진실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건강한 사회 그리고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진실만을 말하여 서로를 신뢰하는 공동체를 이루는데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내가 좀 잃게 되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말이다.
(213)272-6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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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김<뉴스타 부동산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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