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더(왼쪽)와 스컬리가 엽기적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조셉 신부가 시체가 묻힌 곳으로 달려가고 있다.
납치·살인·심령술…설원의‘잔혹 스릴러’
인기 TV시리즈물의
10년 전 영화 속편
‘나는 믿고 싶다’(I Want to Believe)라는 부제가 달린 이 영화는 동명의 인기 TV 시리즈를 바탕으로 10년 전에 만든 영화의 속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믿음과 과학에 관해 매우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데 실은 끔찍한 살인 스릴러에 지나지 않는다.
TV 시리즈와 영화 제1편을 만든 크리스 카터가 감독했는데 완전한 넌센스다. 시리즈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즐겨 쓴 지적인 미스터리 공포물이었는데 이 영화는 분위기 위주의 공포물이라기보다 싸구려 잔혹 스릴러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만들어져 화제가 됐었는데(감독과 제작자 외에는 전체 각본을 읽은 사람이 없었고 배우들은 그 날 그 날의 촬영 부분 각본만 프린트해 받았다) 왜 이런 영화를 위해 그렇게까지 보안조치를 취해야 했을까 하고 의문이 간다. 10년 기다려 만든 속편치곤 졸작에 그치고 말았다. 영화는 한 마디로 말해 ‘러시아판 프랑켄스타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나마 영화에서 건질 만한 것이 있다면 전직 FBI 요원 폭스 멀더(데이빗 두코브니)와 의사 데이나 스컬리(질리안 앤더슨)간의 화학작용.
눈 덮인 외딴 지역에 혼자 사는 여자 FBI 요원이 괴한에 의해 납치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이 납치 장면과 FBI 요원들과 전직 신부이자 소년 성추행범으로 심령술의 능력을 지닌 조셉(빌리 코널리)이 얼음벌판 위를 걸으며 시체를 찾는 장면이 교차 묘사된다. 그리고 조셉은 말끔히 절단된 남자 팔을 찾아낸다.
납치된 여자 FBI 요원 수색작전에 멀더가 마지못해 스컬리와 함께 참여한다. 두 남녀 FBI 수사관인 다코타(애만다 피트)와 모슬리(래퍼 ‘이그지비트’) 그리고 스컬리는 조셉의 심령술을 의심하나 멀더는 서서히 그의 초능력을 받아들인다.
영화는 조셉을 놓고 믿음과 구원의 문제를 얘기하면서 의사인 스컬리의 과학을 믿으려는 마음과 멀더의 초자연적인 것을 인정하려는 마음을 대조하고 있다. 여하튼 조셉의 초능력 때문에 사건은 풀리게 된다. FBI 요원 납치사건은 연쇄 납치사건으로 이어지는데 외진 곳에 실험실을 차려놓고 인간 재생을 시도하는 러시아인들과 이 납치사건이 연결된다. 왜 러시안들이 미국까지 와서 그런 일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미스터리 스릴러 속에 멀더와 스컬리의 애틋한 인간적 관계와 사랑을 삽입했는데 둘이 잠자리를 같이 하면서도 서로를 라스트 네임으로 부르는 것도 이상하다. PG-13. Fox.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