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ㅏㅑㅓㅕ…’ 그 다음은?

2008-07-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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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열린책들 편집부

한글 맞춤법에 자신 있는 사람이 미주 한인 중에 몇이나 될까? 국어시간에 배우기는 했지만 누군가가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 띄어쓰기에 자신 있는 사람 손들어봐”라고 한다면 적어도 나는 손을 들지 못할 것 같다.

얼마 전 서점에서 저자의 이름 가나다순으로 책 정리를 하는데, 자음 순서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지만 모음의 순서에 대해서는 ‘ㅏ ㅑ ㅓ ㅕ’만 생각날 뿐 중모음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다. 이렇게 글로 쓰기도 남부끄럽지만 좀 핑계를 대자면 늘 쓰는 우리말에 대해서 애정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뭔가 미심쩍을 때 참조할 만한 책이 없어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차에 어떤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사용하던 지침서를 보완해서 체계적이고도 보기 좋게 책을 만들어냈다. ‘편집 매뉴얼’이라는 제목을 대하면 마치 편집자에게만 필요한 듯한 인상을 주기 쉬운데 전체 내용은 우리말을 표기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필드 매뉴얼이라 할 수 있다.

총 5개 부분으로 나뉘어진 내용의 구성을 살펴보면 1부가 한글 맞춤법, 2부가 표준어 규정, 3부가 외래어 표기법, 4부가 열린 책들 편집 및 조판 원칙, 5부가 편집자가 알아야 할 제작의 기초로 되어있다. 360쪽으로 되어 있는 책 중에서 1부에서 3부까지가 260쪽이니까 출판사의 편집 및 조판 원칙이나 편집 제작에 관한 부분은 100페이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궁금했던 분들에게는 아주 상세한 지침이 될 만하다.

요즘 2세들에 대한 한글교육이 매우 빈번히 강조되고 있는데, 부모는 ‘바담풍’하면서 아이에게는 ‘바람풍’하라는 격이 되지 않으려면 이 책 한권쯤은 필요할 것 같다. 값도 3500원(미국정가 7달러)에 불과하니 가지고만 있어도 그 값은 할 것 같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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