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너버스 시스템’ 선봬는 곽선경씨

2008-06-2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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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3일까지 믹스드그린 노스 갤러리

설치 작품을 작업하는 작가들에게는 캔버스에 완성된 작품을 전시하는 화가보다 전시될 공간에 대한 고려와 느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마스킹 테이프를 소재로 ‘공간 드로잉’ 작품을 줄곧 발표해온 설치 작가 곽선경씨(사진)의 경우는 더 나아가 전시 공간 자체가 늘 작품의 무대가 되어 왔다. “공간에 대한 첫 시각적, 감성적 반응을 드로잉으로 그 공간위에 직접 표출”하는 것이 작가가 밝힌 자신의 작품 스타일이다.

예를 들어 2006년 퀸즈 뮤지엄 전시때는 4개의 벽면과 바닥을 통째로 사용했고 지난해 한국의 갤러리 스케이프 기획 초대전에서는 갤러리 건물 자체를 마스킹 테이프로 감아서 작업을 했다. 작가는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옛 파출소 건물을 개조한 갤러리 건물이 주변과 도드라지게 대비되는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고 설명했다.

갤러리 근처를 지나던 시민들에게는 한달동안의 작업 기간 차체가 작품에 대한 감상 기간이었을 것이다. 큐레이터 안미희씨의 표현을 빌리면 “ 단순히 시각적인 이미지만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곽선경씨에게 자신이 고집해온 스타일이 작업에 있어 큰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했다. 대부분 갤러리의 전면을 사용하는 큰 스케일의 작품을 미리 스케치하고 드로잉할 수 있는 넓은 작업실을 얻을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선택한 방법은 큰 가방에 작업 재료인 검정색 마스
킹 테이프를 가득 넣고 전국의 갤러리를 돌아다니며 갤러리 자체를 작업실로 삼는 것이었다.

5월 30일 시작되어 7월 3일까지 열리는 믹스드그린 노스 갤러리 전시회에서 작가가 선보이는 작품 ‘ 너버스 시스템(Nervous System)’은 벽면에 직접 그렸던 이전과는 다르게 패널에 스테인레스로 작업한 뒤 이어 붙여 완성했다. 입체감과 색감이 좀 더 살아났고 전시가 끝나면 뜯겨져 폐기처분 됐던 테이프와 달리 ‘보관할 작품’이 생긴 것이다. 곽선경씨는 숙명여대 미대를 졸업했고 93년 뉴욕에 와 NYU에서 스튜디오 아트로 MFA 학위를 받았다. 전시장소 531 W 26st. 212-331-8888.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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