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맥스웰 스마트와 그의 파트너 에이전트 99(왼쪽).
컨트롤 본부는 공중전화 부스 뒤에 있다.
악당들 처치 내게 맡기라니까
옛 TV시리즈 영화로 만든 액션 코미디
덜떨어진 스파이와 미녀 파트너의 모험
60년대 NBC-TV의 인기 시리즈였던 동명의 스파이 풍자 액션 코미디를 영화로 만든 것인데 결과는 낙제점을 면하는 수준. 단 애담스와 바바라 펠던이 각기 미국의 스파이 커플 맥스웰 스마트와 에이전트 99로 나와 세상을 말아먹으려는 악의 집단을 분쇄하던 시리즈는 특수 재능을 지닌 바보 같은 스마트의 덤벙대면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때문에 웃으며 즐겼다. 시리즈에는 007영화를 풍자하듯 온갖 소형 신병기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스마트의 구두 뒷창 속에 있는 전화기.
제목은 ‘스마트를 잡아라’와 ‘똑똑하게 굴어라’라는 두 가지의 의미를 지녔는데 이 시리즈는 요즘도 케이블 TV인 TV 랜드에서 매일 저녁에 방영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영화는 인기 코미디언 스티브 카렐을 스마트로 쓰고 있는데 그는 대피 덕과 같았던 애담스에 비하면 너무나 일차원적이어서 응원할 마음이 안 생긴다. 테렌스 스탬프, 앨란 아킨, 드웨인 존슨 등 여러 유명 배우들이 모두 소모품으로 전락한 절름거리는 액션 코미디로 액션도 신나지 않고 별로 우습지도 않다. TV 시리즈의 위트와 천진난만한 재미가 결여된 얼치기 영화가 됐다.
미 비밀첩보기관 컨트롤(CONTROL)의 분석가 맥스웰 스마트는 일선에 나가 자기가 우상시하는 에이전트 23(존슨)과 함께 총을 쏘고 뛰어다니면서 악을 무찌르는 게 꿈. 그러나 컨트롤의 국장(아킨)은 스마트의 분석가로서의 재질 때문에 이를 허락지 않는다.
그런데 컨트롤의 철천지원수인 악의 집단 케이아스(CHAOS)가 컨트롤의 본부를 습격하면서 컨트롤의 전체 스파이들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국장은 정체가 폭로되지 않은 스마트를 승진시켜 일선에 내보내는데 그의 파트너가 예쁜 에이전트 99(앤 해사웨이).
실전 경험이 없는 스마트보다 훨씬 똑똑하고 대담무쌍한 99는 스마트 알기를 우습게 알아 둘 간에 티격태격함이 잦다. 그러나 둘은 힘을 합쳐 시그프리드(스탬프)가 조종하는 케이아스를 무찌르는데 이 과정에서 둘 간에 로맨스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시리즈에서는 99가 스마트보다 똑똑해도 그녀가 스마트를 사랑해서(스마트도 마찬가지) 그에게 고분고분했는데 영화에서는 양보를 않는다. 세월이 달라진 것. 영화에도 온갖 소형 신무기가 등장하나 다른 스파이 영화에서 빌려온 것처럼 독창적이지가 못하다. 피터 시갈 감독. PG-13. WB 전지역.
한편 Sony 비디오에서는 영화 개봉에 맞춰 단 애담스와 바바라 펠던이 1995년 다시 공연한 TV 시리즈 전7편을 묶은 DVD ‘겟 스마트’(Get Smart: The Complete Series)를 출시했다. 20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