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D-1주일 알프스발 축구열풍

2008-05-3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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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네덜란드 체코 스페인…
스위스-오스트리아 개최
유로2008, 6월7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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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계속된다. 축구대륙 유럽이 들썩인다. 지구촌 축구팬들도 술렁인다. 지난 21일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첼시(연장혈전 끝에 1대1 무승부 뒤 승부차기로 맨U 승리) 의 여진이 가라앉을 틈도 없이, 새로운 빅 이벤트가 킥오프 휘슬을 기다리고 있다.


유로 2008.

오는 6월7일부터 29일까지 알프스 이웃나라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유럽축구 국가대항전이다. 월드컵과 월드컵 사이에 4년마다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는 그 함량과 열기가 월드컵 못지 않다. 더러는, 월드컵엔 실력미달 팀들이 지역안배 덕분에 발을 들이밀어 월드컵의 함량을 떨어뜨리곤 하지만, 유로축구엔 요행수 등외 출전팀을 위한 빈틈이 없어 더 낫다고 열을 올리기도 한다.



마냥 허풍만은 아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일약 8강에 진출한 미국이 독일과의 막상막하 경기를 펼치고도 미하엘 발락의 헤딩슛 한방에 무너진 뒤눈물을 흘리는 샘스군단(Sams’ Army, 미국축구 서포터스 이름)을 향해 어느 평론가는 위로를 겸해 대략 이렇게 설파했다. “슬퍼하지 말지어다, 미국이 언제 독일에 1대0으로 졌다고 슬퍼할 날이 올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었는가, 세르비아 루마니아 네덜란드 등 지역예선에서 떨어진 팀들만 봐도 미국이 월드컵 본선에 나간 것만 해도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로2008도 마찬가지다.

알프스행 티켓을 놓친 예선탈락 국가들만으로 따로 월드컵 버금가는 볼거리를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최우등 탈락국’은 역시 잉글랜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첼시의 5번째 키커로나와 실축, 다잡은 우승을 맨U에 넘겨주고 하염없이 눈물을 뿌렸던 중앙수비수 존 테리를 비롯해 악동이 포워드 웨인 루니, 파워넘치는 플레이메이커 스티븐 제라드 등 스타들이 즐비한 잉글랜드로서는 축구종가의 체면을 구겼지만 그 자체가 유럽축구의 높은 벽을 상징한다. 28일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둔 것도 알프스행 열외의 아쉬움을 대체할 수는 없다. 잉글랜드팀은 한동안 ‘원치 않은 휴가’를 보낸 뒤 2010 남아공 월드컵 지역예선에 대비한 전력강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2006독일월드컵에서 특급골잡이 안드리 세브첸코를 앞세워 ‘월드컵 데뷔=8강진출’ 깜짝쇼를 연출했던 우크라이나도 예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축구 강호대열에서 빠지지 않았던 ‘원조 붉은 군단’ 덴마크도 이번에는 TV앞 구경꾼 신세가 됐다. 1994 미국월드컵 4강에 빛나는 불가리아도, 동유럽축구의 간판 세르비아(옛 유고)도, 노르웨이도, 스코틀랜드도 줄줄이 공연자가 아니라 관전자 입장이 됐다.

유로2008에는 공동개최국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유로2004 돌풍의 챔피언 그리스 , 2006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 등 16개국이 출전한다. 경기는 4팀씩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통해 상위 1, 2위팀이 2라운드에 진출해 8강전부터 한번 지면 끝장인 단판승부로 결승전까지 치러진다.

A그룹에는 스위스, 체코, 터키, 포르투갈이 속해 8강행 티켓을 다툰다. B그룹에는 폴란드,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독일이 편성됐고, C그룹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루마니아가 편성돼 죽음의 조로 불린다. D그룹에서는 그리스를 비롯해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북유럽강호 스웨덴, 지독한 큰무대 징크스에 시달려온 스페인이 2장뿐인 8강행 티켓을 놓고 각축한다.

모든 경기는 ESPN을 통해 생중계 또는 지연중계된다. 한국TV를 통해서도 유로2008 승부를 시청할 수 있다. 조별 국가별 전력분석 등 유로2008 미리보기 시리즈는 다음주에 시작된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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