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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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브롱스 과학고 9학년 성시영 군

2008-04-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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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권도 통해 한국인 정체성 느낄수 있어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게 꿈입니다”
브롱스 과학고 9학년에 재학 중인 성시영(14·영어명 데이빗) 군의 오후는 어김없이 플러싱에 위치한 태권도장 매트 위에서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뉴욕시경(NYPD) 소속 경찰관인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시절부터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 성 군은 또래 급에서는 전미 지역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민허 태권도장에 속해 있는 성 군은 지난해 뉴욕주 태권도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 뉴욕주 곳곳에서 나온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12~13세 부문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의 체급에서 상대할 경쟁자 다운 경쟁자가 없자 14~18세 부문에도 출전해 자기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큰 형들을 차례로 제치고 동메달을 획득, 대회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태권도장 관계자들은 자신 체급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매우 뛰어난 기술과 체력을 지녔다고 칭찬할 정도. ‘미래 올림픽 금메달 감’이란 말도 들었다. 성군의 아버지 로버트 성 씨는 지는 것을 몹시 싫어하고 ‘이기고야 말겠다’는 정신력이 매운 강한데다 ‘연습 벌레’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매일 도장에 나가 열심히 운동에 임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는 것도 좋지만 태권도를 통해 한국인의 얼을 배우고 정체성을 느낄 때가 더욱 기분이 좋아요라고 활짝 웃는 성 군은 할 수만 있다면 이 다음에 미국 국가대표 선수가 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성 군은 태권도 외에도 학업능력도 뛰어나 MS158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를 대표하는 수학팀에서 맹활약을 하기도 했다. 학교 팀이 뉴욕시 수학경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 뉴욕주 대회에서 아쉽게 결승에 진출하는 데 실패하긴 했지만 성 군은 아직도 당시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나갔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이 처럼 수학에 재능이 있는 성 군의 꿈은 태권도 금메달 리스트가 되는 것 외에도 한 가지 더 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스트릿에서 펀드 매니저나 주식 중개인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앞으로 금융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공부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이다.

성 군은 “TV나 여러 책을 통해 월스트릿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번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자본을 새롭게 계획하고 투자해 세계 경제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월스트릿의 역할은 우리 사회에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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