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주선 로봇팔 미국 매각 안돼

2008-04-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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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티스 상공장관, 국익에 도움 안줘

(CP) 연방정부가 캐나다 항공우주업체의 미국업체로의 매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짐 프렌티스 상공부장관은 8일 미국 항공우주업체인 얼라이언트 테크시스템社(ATK)에 국내업체인 맥도널드, 디트윌러 앤 어소시에이츠 (MacDonald, Dettwiler and Associates Ltd., MDA)의 매입 계획에 대해 “캐나다의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매각 거부의사를 통보한 사실을 10일 오전 확인했다.

프렌티스 장관은 ATK에 “귀사의 매입 신청서와 기타 다른 자료를 검토한 결과 귀사의 투자가 캐나다에 실질적 이익을 주지 못한다”는 내용의 세 문장으로 이뤄진 짤막한 편지를 보냈는 데 편지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불이익인지는 명시하지는 않았다.

상공부장관이 직접 나서 대규모 기업의 매각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경우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총 매각대금 13억달러 규모인 이번 거래는 2007년 12월 발사된 국내 위성 레이더샛2호 및 미 우주왕복선 및 우주정거장에 장착된 로봇팔 ‘캐나다암(사진.Canadarm)’, 그리고 두팔형 로봇 ‘덱스터’ 등 그동안 정부가 투자해 합작으로 개발한 모든 기술 전체가 포함된다.


레이더셋2호만 해도 지상 3미터 크기 이상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북극권 영유권 문제로 미국과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 정부로서는 이 지역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위성를 만드는 데 들인 직접 비용만 해도 4억5,000만달러에 육박할 뿐 더러 한 우주기술전문가는 그동안 수십년간 위성 개발에 쏟아부은 지적재산권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8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어 중요한 기술을 외국에 헐값에 팔아넘긴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핵심 항공우주기술이 미국으로 이전되는 점, 그리고 이번 매각이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는 비판에 당면하자 서둘러 판매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국방부 및 정보기관의 발주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ATK사는 이번 결정에 대해 30일간 재심을 요청할 수 있고 국내 투자법상 장관은 재심기간 이후 다시 한 번 거부 의사를 밝혀야 한다.

한편, MDA의 종업원들은 미국으로의 매각을 적극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종업원은 “NASA 등 미국으로부터의 발주가 절대량을 차지하는 업종의 특성상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MDA는 조만간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며 매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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