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
2008-03-17 (월) 12:00:00
심리치료 적절히 이용해야
USC의 학생 정신건강센터에서 치료사로 근무하는 필자의 동창과 대학생·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 문제 이야기를 나누다 그곳 학교에 재학하는 우리 한국계 학생들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도를 듣게 되었다.
대부분의 종합대학들은 학교 재학생들을 위한 무료 심리치료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 학교의 경우 12회까지 상담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증상이 심각할 경우에는 치료 횟수를 늘려 받을 수 있다고도 한다. 심리치료는 학생들이 몸이 아플 때 학생 의료센터를 찾아가 의사의 진찰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과 같이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때는 심리치료센터를 찾아가 적절한 상담을 통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라 하겠다.
동창에 따르면 학교 내 치료센터를 찾는 학생들의 절대다수가 백인 학생들이며, 극소수의 흑인과 라틴계 학생들, 그리고 유럽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치료센터를 자주 찾고 있다고 했다. 필자의 동료에게 한국 성을 분간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서 정확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는데 중국계 학생들이 찾아온 적이 있으나 한국계 학생은 아직 없었다고 한다.
대학생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우울증, 공황, 불안장애, 응급성 스트레스 증후군, 사회불안증, 약물중독, 그리고 인간관계 문제 특히 교수, 가족, 연인 등과의 관계 문제를 주요한 상담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은 학생들이 자꾸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든지, 심장이 빨리 뛴다거나, 소화가 안 된다든지, 두통을 호소하거나, 불면증을 호소해 올 경우 일단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다음 특별한 의학적 문제가 없다면 그 다음에는 학업 스트레스나 인간관계 등에서 기인하는 심리적인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 전공을 바꾸겠다든지, 학교를 그만두겠다거나 옮기겠다든지, 학년을 연장하겠다든지, GPA가 갑자기 떨어진다거나, 다음 학기 클래스를 등록하지 않거나, 아니면 등록한 클래스를 ‘drop’시키거나 할 경우에도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문제를 극복하기 힘들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수의 대학원 학생들도 학업과 관련이 있는 심리적 문제를 호소해 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연구과정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지도교수와의 관계, 의대, 치대생의 경우 임상을 시작하면서 위계질서상의 높은 사람이나 수퍼바이저 교수와의 인간관계가 힘이 들어 이런 불안, 공황의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학교 공부와 지도교수와의 관계에 문제를 느끼고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때로는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 한국부모님들은 자녀가 대학에 일단 진학하면 더 이상 부모가 걱정해야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보고 있는데 좋은 대학에 진학해 놓고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고 있다. 정신건강 문제를 학교의 심리치료센터를 적극 활용하여서 필요할 때 도움을 받는 사고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기숙사나 아파트에 나가 있으면 부모나 가족들이 자녀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대화의 채널을 반드시 마련해 놓고 정기적인 대화나 만남을 통하여 자녀의 정신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또 룸메이트나 학교의 친한 친구들의 연락처를 알아두었다 자녀의 허락을 받은 다음 친구들과도 연락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대학생 성인 자녀에게 부모가 이렇게 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학교에서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녀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이때는 좋은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이거나 문제가 상당히 진척이 된 경우를 필자는 보고 있다.
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