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앞)와 그의 동료들이 터널을 파들어 가고 있다.
테리(왼쪽)는 마틴의 제의로 은행강도를 결심한다.
영국 정계 섹스 스캔들 폭로…‘털이 스릴러’
37년전 런던 로이즈은행 강도사건 극화
스토리 과장않고 차분… 배우 연기 무난
1971년 런던의 베이커 스트릿에 있는 로이즈은행 강도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액션과 긴장감 가득한 털이 스릴러(Heist Thriller)로 중심 플롯 외엔 대부분이 허구다. 옛날 스타일의 스릴러로 폭력과 섹스가 있으나 과하지 않고 얘기 중심으로 엮어 나가는데 화려한 티를 내지 않아서 좋다.
당시 영국 정계를 들쑤셔 놓았던 섹스스캔들 그리고 정치인들의 부정과 부패 또 지하세계와 경찰 간의 밀착 관계 등이 재현된다. 플롯이 상당히 복잡하지만 로저 도널슨 감독은 그것을 유연하게 풀어 나가면서 액션도 듬뿍 삽입,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런던의 서민지역에서 중고차상을 경영하는 테리(제이슨 스테이담)는 범법자의 과거를 지녔으나 이젠 마음잡고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며 산다. 어느 날 그에게 같은 동네 출신으로 지금은 모델이 된 마틴(새프론 버로우즈)이 찾아와 로이즈은행 금고 내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를 몽땅 털자는 제의를 한다.
마틴은 영국 정보부 고위관리 팀의 애인으로 팀은 박스 안에 있는 영국 공주의 섹스사진을 회수하기 위해 마틴을 회유해 테리에게 보낸 것. 이 사진은 런던 블랙파워의 리더이자 갱스터인 마이클이 찍은 것. 처음에는 망설이던 테리는 평생에 한 번 있을 기회라는 생각에 동료 2명과 함께 은행 옆 가게로 들어가 지하 터널을 파고 은행 금고를 침입, 박스를 몽땅 털어 수백만달러의 현찰과 보석을 취한다. 영국 정보부는 사진만 손에 쥐면 현찰과 보석은 테리 일당이 가져도 좋다고 허락했다.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은 또 다른 박스 안에 런던 지하세계의 거물 루(데이빗 수셋)가 뇌물을 제공한 경찰 간부들의 명단이 적힌 수첩이 보관된 사실. 테리는 뒤늦게 자기가 정보부의 음모에 놀아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틴을 다그친다. 한편 루는 루대로 그리고 경찰 간부들은 또 그들대로 테리의 손에 들어간 수첩을 회수하려고 혈안이 되면서 유혈폭력이 벌어진다. 궁지에 몰린 테리는 공주의 섹스사진을 팀에게 주는 대신 자신과 동료들의 완벽한 안전보장을 요구한다.
이 사건은 당시 ‘워키토키 은행 강도사건’으로 알려졌던 것으로 한 햄 라디오 조작자가 강도들과 망보는 자간의 교신을 채취, 경찰에 신고했으나 범인 체포에 실패했다. 이 장면의 재현이 코믹하고 재미있게 묘사된다. 속도감 있고 촬영도 색깔도 강도 영화답게 칙칙한 수준급 오락물로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하다. R. Lionsgate.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