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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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장재규 형제

2008-03-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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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형제는 단순히 가족이라는 의미, 그 이상이다. 동생에게 있어 형은 앞길을 보여주는 유일한 등대이며, 언젠가 극복(?)해야 할 목표이다.
형은 동생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이 귀찮다. 그러나 함께 길을 걷다가도 혹시 넘어지지 않을까 동생을 지켜보게 되는 것이 형의 마음이다.음악을 사랑하는 장원석, 장재규 형제의 모습이 이렇다.

■ 음악 형제
형 원석(14 미국명 벤자민)은 뉴저지주 와청 힐스 고교(Watchung Hills H.S) 9학년에 재학 중이다.원석이는 6살 때 시작한 피아노 실력이 뉴저지주내 최고 수준이다. 취미삼아 시작했는데, 남다른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MEA(Music Education Associates of NJ)나 골든 키(Golden Key) 등에서 주최하는 대회에서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 피아노외에도 트럼본을 즐겨 연주하고 트랙과 배구 등 교내 스포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팔방미인이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강단이 있어 듬직한 형이다.


동생 재규(12 미국명 에드워드)는 형이 피아노치는 것을 보고 따라 시작했다. 형과 마찬가지로 각종 대회에서 1등을 하고 있으며 드럼과 바이올린도 수준급이다. 특유의 친화력과 귀염성으로 집과 학교에서 인기가 최고이다.밸리뷰 중학교(Valley View M.S.) 7학년인 재규는 3학년 때 4학년으로 스킵할 정도로 공부와 음악 등 모든 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웃을 때 눈웃음이 인상적이고 애교가 많은 재규는 그러나 자신이 하는 일에 관한 한 철두철미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숙제나 공부, 음악 연습 등을 스스로 하는 독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사이좋기로 유명한 이 형제들이 그러나 가끔 티격태격할 때가 있다. 다름아닌 피아노 연습할 때이다. 형은 피아노에 관한한 동생에게 엄격해진다. 동생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고 싶어 형의 간섭에 반발한다.서로의 실력을 충분히 알면서도 형, 동생이기 때문에 의견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물론 형의 방식을 동생이 따라가는 식으로 대부분 결론이 난다.

■형제는 용감하다.
지난해 이 형제는 카네기홀 공연장에 함께 섰다. 골든 키 뮤직 페스티벌에서 각각 연령대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형제는 이날 따로, 또는 같이 연주를 했다.이 형제는 성격과 스타일은 다르다. 형 원석이는 항상 생각이 깊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앞으로의 희망이 아프리카처럼 어려운 곳의 사람들을 돕는 의사가 되는 것이다.원석이는 “정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의사가 돼 이들을 위한 자선 활동에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 재규는 형과는 달리 화려하다. 비즈니스맨에 되고 있다는 재규는 세심하면서도 끼가 철철 넘친다. 이들의 공통점은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착하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인(Korean American)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으며 부모에게도 잘하는 효성깊은 아들들이다.사업을 하고 있는 장봉천, 장형미씨는 “어릴 적부터 싸우지않고 의가 좋은 형제”라며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두달동안 용돈과 점심 식대를 아껴 아버지의 선물을 살 정도로 착하다”고 말했다.

뛰어난 재능과 성실함, 선한 마음씨까지 어느 곳 하나 모자라지 않는 이 형제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 지 지켜보는 것은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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