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들, 신입생 선발시 ‘품행 바른 학생 먼저’
‘학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기록이 대학 입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근 충격적인 사고가 잇따르자 캠퍼스 안전에 극도로 예민해진 미국내 대학마다 뛰어난 두뇌의 우수 학생들뿐만 아니라 품행이 바른 학생들을 신입생으로 선발하려는 새로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전국 315개 대학이 공동 사용하는 입학신청서 ‘커먼 애플리케이션(Common Application)’은 올해부터 가이던스 카운슬러의 학생 품행평가 항목을 새로 추가했다. 품행평가는 지원자가 고교시절 해당 학교에서 품행 규정을 위반했는지, 근신, 정학, 퇴실, 퇴학 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지, 경범죄와 중범죄를 포함한 전과기록 여부 등을 묻고 있다.
고교 카운슬러가 어느 하나라도 ‘그렇다(Yes)’고 답했다면 처벌 경위와 내용을 상세히 적어 대학에 신청서와는 별도로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뉴욕시 공립학교 징계 기준에는 고교생의 교내 흡연이나 도박, 외설적이거나 폭력적인 언행은 2등급 질서문란 행위로 구분돼 교장의 정학 조치까지 받을 수 있다. 시험 부정행위나 인종차별적 언행, 또는 2등급 위반행위를 반복하면 학군장 정학조치까지도 가능하다.
따라서 학교에서 흡연문제로 반복 적발된 기록만으로도 낮은 품행평가를 받아 대학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마이스페이스 닷컴 등 인터넷에 교장이나 타인을 비방하는 풍자 패러디를 올리거나 프롬파티에 알콜 음료를 반입하다 적발돼 처벌돼도 마찬가지다.
버지니아에 본부를 둔 커먼 애플리케이션사는 “2006년부터 학생들의 과거 무분별한 행동기록 여부를 요청하는 대학들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면서 입학신청서에 품행평가 항목을 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학은 대학대로, 고교는 고교대로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우수 대학에 많은 학생을 보내 학교 명성을 높여야 하는 고교는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압력을 받으면서 아예 품행평가 항목 기재를 포기한 채 차라리 학생 스스로 각자 지원한 대학에 솔직하게 털어놓을 것을 권하고 있을 정도.
대학도 고교마다 다른 징계 기준과 처벌 강도를 하나의 통일된 잣대로 일반화시키기 힘든 점, 사춘기인 고교 때의 작은 실수만으로 대학 진학 후 재범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난제로 꼽고 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의 두 학생이 합격과 불합격의 기로에 서 있다면 낮은 품행평가를 받은 학생이 상대적으로 입학에 불리하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입을 모으고 있다.
커먼 어플리케이션사에 따르면 올 가을 대학 입학신청서를 제출한 120만명의 고교생 가운데 5,500여명이 품행에 크고 작은 문제가 있으며 이중 550여명은 범죄기록을 갖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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