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자녀를 제대로 키우려면...

2008-01-08 (화)
크게 작게
나정길 (수필가)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이 공감을 느끼리라 생각하며 평범한 아버지로서의 생각을 정리, 기술해 보았다. 어느 외딴 섬에 열 살 안팎의 남매를 데리고 부부가 살고 있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먹을 것만 챙겨주고 이른 아침부터 조개잡이를 나가 저녁에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피곤해 일찍 잠
자리에 드는 일이 반복됐다. 궂은 날을 빼고서는 매일 같은 생활이 반복되었다. 결국 아이들은 대화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이후 사회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 도시의 한 가운데서도 바쁜 생활에 쫓겨 자녀들과 대화가 없다면 자녀들이 건전하게 자라주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모의 관심과 격려 속에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찍 일어나는 것,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 막된 말이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노는 것이나 공부하는 것이나 열심히 하는 것 등등 좋은 습관은 어른이 되어 훌륭한 인격을 갖추는 기본 틀이 될 것이다. 교육이란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지식을 넣어 주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의 생각이나 행위를 보다 가치 있게 변화시켜 줄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좋은 교육이라 한다. 아이들을 우선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좋은 교육을 위한 선행조건이다.


그러나 이때 남성과 여성으로 성을 구분해서 그 틀에 가둬 교육한다면 성장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아직도 한인 부모들은 아들과 딸에 편견을 가지고 있다. 아들처럼 키우니까 아들이 되고, 딸처럼 키우니까 딸이 된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교육수준이 높아져 재능과 능력이 뛰어난 여성 사회인들이 많다. 따라서 가정과 사회의 인식 역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딸아이도 아들처럼 키우면 아들보다 뛰어난 사회인이 될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하는 한인 부모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뿐 아니다. 한인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욕심이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아이들을 망칠 수도 있다. 그 욕심을 아이들의 정신연령에 맞추지 않거나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피아노 레슨, 미술과외, 태권도, 과외 학습 등은 아이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부모의 욕심이나 취향대로 아이를 이끄는 것은 위험하다.
부모는 자녀의 성취를 자신의 대리 만족으로 삼지 말고 아이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취향이나 실력대로 지도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심심하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교육용 비디오를 즐긴다. 아이들이 조금 자라면 친구들을 찾고 여러 가지 운동에 취미를 붙이게 된다. 건전한 놀이를 장려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심심풀이로 이성교제를 하고 담배를 피우게 되면 술도 하고 마약에 손을 댈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부모에게서 애정을 배우고 다음에는 친구를 사귀며 배우고 더 자라서는 이성에게서 애정을 느끼는 법이다. 장난이 심한 아이들이 있다. 다른 이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크게 위험스럽지 않다면 너무 야단치지 않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아이들은 장난 속에서 지능이 발달한다. 아이들은 까불고 다투고 울거나 웃거나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 정상이다. 아무런 말이나 행위가 없는 어른 같은 아이가 더 이상한 것이다. 부모들이 끝없는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면서 아이들을 부모가 만든 틀 안에 가두지만 않는다면 아이들은 좀 더 건강하고 건전하게 자라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