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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뉴저지 버겐 아카데미 12학년 구제연(유리) 양

2007-11-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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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차콜(숯)은 생활의 어둡고 둔탁한 것을 말하며, 그 옆의 색상이 입혀진 사람은 실생활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삶에 색깔(색상)을 입힘으로써 무의미한 것을 의미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뉴저지 버겐카운티 아카데미 12학년에 재학중인 구제연(미국명 유리)양은 최근 뉴욕한국일보 주최, 한미현대예술협회(회장 박경희) 주관 제8회 한미청소년미술대전 대상을 차지한 작품<사진>을 이렇게 설명했다.

구 양은 아크릴과 목탄을 이용한 ‘무제(Untitled)’라는 믹스미디어 작품으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구도와 창의력, 어느 것 하나 부족한 점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실제로 그녀의 작품 세계는 나이보다 한참 성숙하다. 사물을 볼 때,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고, 남다르게 느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술을 그리는 것이 좋다는 구 양은 생활속의 모든 것을 창작의 대상으로 삼는다. 식탁위의 이쑤시개나, 숲속의 나뭇잎 하나, 모든 것이 그의 머릿속에서는 새로운 의미로 창작된다.시간에 쫓겨 밤새우며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내놓을 때가 오히려 즐겁다. 흔히 겪는 창작의 고통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킨 셈이다. 구 양은 “그림의 주체가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나를 통해 비춰진 사물의 모양이나, 내가 표현하고 싶은 모든 것을 그리는 셈”이라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미술과 인생이 함께 가는 즐거운 생활이다.그녀는 천부적인 미술 감각을 타고 났다. 어릴 적부터 색상 감각이 남달랐고, 자라면서도 예술적인 능력을 실제 화폭에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실제로 초등학교 1학년때 이미 수채화를 그렸으며, 색상을 섞어 자신이 원하는 색깔을 만들어내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뿐만아니라 평상시에 모든 사물을 카메라로 찍어 보관하는 등 자신의 미술 세계에 도움이 되는 일도 꼼꼼히 챙겼다. 그의 그림에서 젊은이의 치기보다는 차분함을 발견할 수 있는 연유다.또 특정 화가의 작품에 매몰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어느 그림의 어떤 파트를 좋아하는 식의 균형 감각도 그 또래에서 찾아보기 힘든 재능이다. 수채화든 유화, 마커화 등 어떤 소재라도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이 이런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구 양은 내년에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R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에 진학하고 싶어한다. 그 곳에서 그래픽 디자인 또는 정통 미술 중 택일할 계획이다. 현재는 보다 창의적인 그래픽 디자인쪽에 마음이 기울어져 있는 편이다.구 양은 “미술은 표현(the art is an express)”이라며 “꼭 말로 하지 않아도 그림으로서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릴 때 너무 행복하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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