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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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 스토킹

2007-11-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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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형법 제 646.9 조에 의하면 스토킹이라는 범죄는 사람을 계획적으로 반복해서 쫓아다니며 괴롭히거나 신변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말한다. 초범일경우 전과가 없고 인명 피해가 없는 한 경범처벌로 1년이하의 징역과 1,000달러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재범일 경우 중범처벌 받을 수 있으며 4년까지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강력한 스토킹법이 제정된 것은 1989년이다. 당시 21세의 유명 여배우 레베카 셰퍼드 (Rebecca Shepherd)가 남성 스토커에 의해 피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 스토커는 텔레비전에 출연한 셰퍼드의 모습에 반해 아무리 거부해도 무시하고 여러차례 쫓아다니다 결국에는 만남을 거절당한 분노에 셰퍼드집에 찾아가 총으로 셰퍼드를 살해했다. 잔인한 살인이지만, 한편으로는 어긋난 사랑이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로미오와 쥴리엣의 ‘아름다운 사랑’과 ‘스토킹’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떤 면에선 그것은 종이 한장 차이다. 사랑의 메시지를 받는 사람이, 큰 거부감을 안 느끼면 사랑의 과정이 될 수 있는데, 거부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되면 스토킹이 된다.
가령,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여자 집에 찾아가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다고 할 때, 여자는 두 가지 느낌이 들 수 있다. ‘저 남자가 얼마나 나를 좋아하면 저렇게 할까’하고 느끼면 로맨스의 한 과정이고, ‘집에까지 찾아 오다니, 무슨 일을 저지를 지 몰라’ 하고 공포에 떨면 스토킹이다. 이와 같이, 스토킹은 인간 관계의 느낌에서 오는 범죄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사랑과 선을 긋기가 매우 힘든 것이다.
확실한 스토킹은, 상대방이 뚜렷한 거부 반응을 보였는데 화가 나서 또는 사랑을 받기위하여 사랑의 선을 넘는 불법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전 애인을 쫓아다니며 다시 만나달라고 졸라대던 남성이 자동차로 전 애인의 차량을 들이 받은 뒤 골프 백을 꺼내 상대방 차량을 때리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한면, 스토킹 뿐만 아니라 여러 추가 형법 혐의들이 적용된다.
또한 거부 반응을 주었느냐 아니냐는 사회적인 규범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문화적인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 문화는 공동체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거부 반응의 범위가 넓은 반면, 미국은 개인주의가 강하니까 조금만 남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에도 거부 반응을 느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이러한 문화적인 차이를 고려해서 사랑의 메세지를 잘 전달해야 할 것이다.
여러면에 한국 문화는 여성의 ‘NO’ 를 ‘NO’ 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설사 ‘NO’로 받아들였다 해도 그것을 ‘YES’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없다는 말속에 이 사고방식이 단적으로 드러나며, 원하는 사랑을 얻기 위하여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여자가 남자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까지 여자 집앞에 이불을 펴고 누워 적극적인 사랑의 공세를 하는 것을 로맨틱하게까지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런 나무 열번 찍는 시도를 하다가는 자칫 잘못하면 스토킹 범죄로 이불보따리채로 잡혀갈 수 있다.
이 부분은 어느 문화가 옳고 틀리고를 떠나서 미국에서 사는 한 잘 고려해야할 문제다.
상대방이 명백하게 거절을 하여도 본인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할만큼 괴롭고 본인답지않게 이래선 안 되는데 하면서 계속 상대방을 쫓아다니게 되면 주변의 친구나 친척의 상담을 받아보고, 그래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으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213)383-3310

데이빗 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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