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정규과목 채택 한인사회 해결과제 ③한국어 교재 및 교과과정 개발
2007-09-12 (수)
한국어가 미 정규학교에서 정규 필수과목으로 채택되는데 필요한 한인사회의 또 다른 해결과제로는 한국어 수업교재 개발과 교과과정 확립을 꼽을 수 있다.
그간 미국 공·사립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쳐 온 교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했던 부분이 바로 교재 부족이었다.뉴욕 일원의 공립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지난 2001년 뉴욕 일원 공립학교로는 처음으로 벤자민 카도조 고등학교가 ‘뉴욕한국일보’를 한국어 교재로 채택해 신문을 활용한
‘NIE(Newspaper In Education)’를 시도한 바 있다. 물론 한국어 신문이 좋은 자료이긴 하지만 보충교재의 역할이 훨씬 강한 만큼 교육계는 한국어 주 교재의 부재에 대한 목마름이 깊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한국에 본부를 둔 학습지 회사에서 일부 공립학교 한국어반에 교재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체계를 갖춘 한국어 교재에 대한 교육계의 요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한국외교통상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이 재외 한글학교에 보조교재를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한인교사회를 비롯,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한국어진흥재단,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등에서도 나름대로 한국어 교재를 개발하는데 꾸준히 힘써 왔다. 하지만 그간 개발된 교재의 대부분은 이미 한국어 학습 경험이 있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재가 주를 이뤘다. 이 교재들은 한국어를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는 타민족이나 영어권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전반적인 평이었다.
최근 2~3년간 주를 이룬 뉴욕 일원 공립학교의 타민족 대상 한국어반도 마땅한 교재가 없다보니 영어자막이 삽입된 한국영화나 드라마 DVD를 시청하거나 쉬운 한국 동요 배우기 등 실질적인 언어교육보다는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들을 기초로 수업을 진행해왔다. 한국어반 교사들은 한국 관련 DVD나 참고서적 자료를 찾을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교재로 사용할만한 자료를 찾지 못하면 아예 교사들이 밤새도록 교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에 교재로 사용할 자료를 찾아 직접 만드는 수고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교사들에게는 때로 버거운 짐이 되기도 한다. 교재 개발과 동시에 교과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체계도 확립해야 한다. 연방교육부가 지난 2005
년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총 16년에 걸친 체계적인 중국어 교육 프로그램 계획을 세웠듯이 한국어도 중·고교 과정만이 목표가 아니라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거시적 관점에서 교과과정 개발을 서둘러 확립하지 않으면 결국 제자리걸음만 되풀이 하는 시행착오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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