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정규 과목 채택 한인사회 해결 과제는...②한국어 AP 과목 개설 및 타민족으로 대상 확대
2007-09-08 (토)
뉴욕 일원의 일부 학교에 개설돼 있는 한국어반은 현재 모두 선택과목으로 채택돼 있거나 방과후 프로그램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어가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학교가 매번 들먹이는 한국어 교육의 수요가 충분히 확보되려면 한국어권의 한인학생 뿐만 아니라 영어권의 한인 1.5·2세는 물론, 타민족 학생들에게도 한국어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영어권 학생을 흡수하려면 초급 과정 개설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어를 선택과목으로 개설한 대다수 학교에서는 중·고급 과정을 한 개 학급으로 통합해 수업하고 있어 일반 필수과목에서 볼 수 있는 수준별로 세심한 한국어 교육은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 타민족 대상 한국어 수강생을 아무리 많이 확보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중도 탈락자만 늘어나게 될 뿐이다.
실제로 2년 전 타민족 대상 한국어반을 첫 개설했던 플러싱고교는 애초부터 리전트 시험을 목표로 하는 심도 있는 수업을 학교가 기대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리전트 시험을 치르고 싶다는 타민족 학생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학교는 올 가을 갑자기 타민족 한국어반 수강생들을 일반 한국학생들과 함께 수업 받도록 조치했다. 진도를 맞추기 어려운 대다수 타민족 학생들은 곧 중도 탈락을 선언했고 사실상 타민족 대상 한국어반도 모두 문을 닫았다. 처음부터 필수과목으로 개설해 체계적인 지도를 했더라면 이 같은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아도 됐었다는 지적이 교육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어가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채택되면 한인학생들은 또 다른 제2외국어를 수강해야 하는 부담 없이 한국어만으로 고교 졸업에 필요한 제2외국어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한국어 리전트 시험 응시자도 늘어나게 되고 나아가 한국어 AP과목 개설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 특히 한국어 AP과목이 개설되면 고교에서 대학 1·2학년 과정의 학점을 미리 인정받을 수 있게 되고 이는 한국어반 수요를 크게 늘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물론 AP과목 개설에는 다각적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요구된다. 중국어 AP과목 경우 지난 2003년 중국정부가 칼리지보드에 70만 달러를 지원해 이뤄진 결과였다. 이보다 한해 전에는 이탈리아 정부가 30만 달러를, 자국 민영기관이 20만 달러 등 총 50만 달러를 지원해 이탈리아어 AP과목이 개설됐다. 이탈리아어 AP과목 개설 계획 발표 직후 학과목 개설 희망의사를 표시한 학교가 전국적으로 500여개에 달했다.
중국어 AP과목도 매년 과목개설을 희망하는 학교가 이후 급증했고 2005년에는 연방정부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체계적으로 연결되는 중국어 교육 프로그램 계획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AP과목 개설은 한국어를 미 정규학교에서 제2외국어 과목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최종 목표점이자 길목이 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