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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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온가족 함께

2007-08-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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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가 부모.형제도 초청 추세

미 대학가에 가족 중심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자녀가 입학할 대학에 가족단위로 참가하는 한인 가정들도 갈수록 눈에 띄고 있다.

예비 신입생을 대상으로 딱딱하게 진행되던 오리엔테이션이 한동안 부모들에게 문을 열더니 최근에는 형제자매까지 모두 초청해 참석시키는 형태로 또 다른 변화를 맞고 있다. 오리엔테이션 참석 기간 동안 어린 자녀들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부모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인데다 대학 입장에서도 미래 입학생 유치를 목표로 대학을 홍보할 수 있는 장기전략 차원에
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으면서 날로 보편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가을 뉴욕 이타카 칼리지에 입학하는 첫 딸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부인과 3학년인 둘째와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는 뉴욕한인테니스협회 박종권 회장은 “처음에는 ‘무슨 초등학교도 아니고 대학에서까지 부모들을 오라고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족여행을 겸해 다녀왔는데 미국 대학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이민 1세 부모로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언니와 헤어지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던 둘째가 언니가 생활할 대학 기숙사에서 잠도 자고 캠퍼스를 누비면서 한층 밝아졌고 부모 입장에서도 자녀의 학교생활을 막연히 그려볼 때보다도 실제로 대학 곳곳을 둘러보고 나니 자녀와의 공감대 형성에 도움도 됐다고. 전국 오리엔테이션 담당자 협회는 이처럼 형제자매까지 포함한 가족단위의 신입생 오리엔테이
션을 선보이고 있는 대학은 미 전국 대학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뉴욕 알프레드 주립대학은 올 여름 가족단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처음 선보였고 보스턴대학(BU)은 지난 2004년부터, 노스웨스턴 주립대학은 이미 2002년부터 ‘키드 커넥션’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 분야의 선구자로 손꼽히고 있다.

대학마다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에 다양성을 꾀하면서 날로 내용이 풍부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아직 어린 학생들은 새집 만들기, 사진이나 그림 액자 만들기 등 교육적 효과를 겸한 놀이 활동 위주로, 10대 청소년 참가자들을 놀이활동과 더불어 대학 진학에 관한 정보 프로그램을 곁들이고 있다. 대학은 참가자들에게 학교 T-셔츠 등 기념품도 나눠주고 학교 마스코트와 기념사진 촬영 등을 통해 학교와 친근감을 형성하게 해 직, 간접적으로 학교 홍보에도 일조하고 있어 성공적인 학생 유치 전략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간 대학의 오리엔테이션이 예비 신입생들의 전유물이자 특권처럼 여겨졌던 것과 달리 이제는 대학 캠퍼스 전체가 가족과 어린 동생들을 위한 커다란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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