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 한국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요?
뉴저지주 놀우드의 노던밸리 올드태판 고교 4학년에 진학하는 김통일 군은 앳되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자신의 주관과 생각이 어른스럽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한인 2세지만 그는 한국어 읽고 쓰기는 물론, 역사와 남북한 통일 문제에도 일가견이 있다.
부모가 지어준 ‘통일’이라는 이름탓인지, 어려서부터 한국의 통일 문제를 접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같은 민족이 다른 체제로 50년 이상 떨어져 살아온 것은 비극이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한인 학생들사이에서는 이 이름으로 놀림을 받은 적도 많아, 부모에게 불평한 적도 있지만 그 의미를 알고 나서는 당당해졌다.
오히려 미국인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설명하면서 한국을 소개하기도 한다. 우연의 일치로, 그의 생일은 8월15일이다. 광복과 통일을 한 몸에 가지고 있는 셈이다. 위로 2명의 누나가 있는데, 이름이 ‘민주’와 ‘평화’다. 이름만으로는 무척 무거운 느낌이지만, 통일 군의 정신세계는 또래의 어느 누구보다도 자유로워 보인다. 지금까지 학원이나 공부에 억매인 적이 한번도 없이, 자신의 의지대로 생활하고 공부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학 진학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부모로부터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들은 적이 없고, 심지어 학원에 보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을 정도다. 요즘 한인 학생들이 학원이나 각종 과외로 바쁜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의외다. 통일 군의 이같은 자유로움은 놀우드의 교육위원인 어머니 김경화씨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고, 공부하고픈 마음이 있어야 학원에 다녀도 성과가 있다는 김 교육위원의 교육관으로 공부에 대한 부담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왔다.
통일 군은 처음에는 공부안해서 좋았는데 지금은 후회한다며 대학에 가서는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할 계획이다. 통일 군은 어릴 적에는 미술을 좋아했고, 청소년기에는 기타에 빠져 락 밴드의 뮤지션을 꿈꿔
왔다. 9학년때는 힙합 그룹인 드렁큰 타이거의 포스터를 제작한 적이 있었고, 교회 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훤출한 키에 귀염성있는 얼굴로 주변의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도 높다. 그러나 마이크로웨이브에 비누를 넣어 실험을 하다가 사고를 친 적도 있고, 여러 가지 소스를 넣어 음료를 만든 뒤 가족들에게 먹인(?) 적이 있는 엉뚱함도 갖고 있다. 사업을 하는 김형구씨와 김경화 교육위원 사이의 1남2녀 중 막내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