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대학마다 학생과 교직원 신원확인의 기준으로 삼아왔던 개인의 ‘사회보장번호(SSN·Social Security Number)’ 대신 자체적으로 무작위 조합한 고유번호를 발급해 신분도용의 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그간 대다수 대학들은 학생들의 등록 여부에서부터 수강과목별 성적 확인에 이르기까지 사회보장번호를 모든 구분과 확인의 기준으로 채택해 왔었다. 교직원들도 급여 지급에서부터 학기 강의 일정 계획표 구성 등 대학의 모든 행정업무에서 사회보장번호로 구분돼왔다. 하지만 대학 정보망이 침투당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자 대학들도 나름대로 방안을 강
구하기 시작하면서 사회보장번호를 대체해 학교가 자체 발급한 고유번호를 사용하는 일이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다.
이미 조지아 대학도 이번 가을학기부터 학생들의 ID번호를 자체 발급하기로 한 상태다. 시행 첫 해는 학교 웹사이트 사용시 자체 고유번호 이외 사회보장번호를 부차적으로 사용해야 로그인이 가능하지만 내년부터는 자체 고유번호만으로도 모든 행정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앨라배마 어번 대학도 현재 교체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며 8월 말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고 가을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 텍사스 A&M 대학 캠퍼스는 벌써 수년 째 자체 발급한 고유번호를 사용해 오고 있다.
대학 전산망 노출로 개인 신상정보가 누출되는 사건은 지난 5월 9만 여명의 개인정보가 웹사이트에 실수로 공개됐던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학(SUNY)과 지난 3월 3,000여건의 암환자 연구 프로젝트 자료를 도난당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을 비롯, 최근 수년간 뉴욕대학, 노스웨스턴 대학, 오하이도 대학, UCLA, 유타 밸리 주립대학 등 여러 건에 이른다.
한편 미 대학 등록 및 입학담당관 협회(AACRAO)가 가장 최근 발표한 ‘2002년도 사회보장번호에 사용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기준 미 전국 1,036개 대학의 50%가 사회보장번호를 학생 고유번호로 사용하고 있었다. 무작위로 자체 조합한 고유번호를 지급한 대학도 41%
였지만 이들 대학들의 대부분은 개인의 사회보장번호를 부차적인 기준으로 함께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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