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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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 부작용 속출

2007-05-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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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열매 없고 나비·벌 사라져’

목축, 양봉업체 위기
생태계 파괴 피해도

이미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된 가운데 남가주에 7일 수은주가 90도를 훨씬 웃도는 불볕더위가 덮치면서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먼저 앤틸로프밸리의 수백에이커의 파피꽃 보호단지에도 파피꽃이 없고 기타 야생화들도 올해는 거의 꽃을 피워내지 못하고 있다. 야생화들이 피지 않으니 나비나 벌들도 없어졌다.
개울이나 천연 연못 등은 쩍쩍 갈라진 바닥이 흉물스럽게 드러났고 개구리나 민물고기들이 사라졌다.
베리 등 열매 식물들에는 열매가 맺히지 않고 있으며 도토리나무에도 도토리가 열리지 않고 있다. 물과 꿀을 얻지 못하는 벌들은 이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나뭇잎과 열매, 지하수에 의존하던 야생동물들이 물과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주택가에 출몰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등이다.
타임스에 따르면 벤추라카운티 목축업계는 가뭄 피해가 더욱 가시적이다. 목축업자들은 방목 소나 양떼가 뜯어먹을 풀이나 먹을 물이 없어서 올 여름까지 견딜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벤추라카운티서 30년 동안 랜치를 운영하던 존 하비는 이번 같은 가뭄은 생전 처음이라며 여름이 되기 전에 350마리의 어미 소들을 다 팔아넘길 예정이다. 대부분의 목축업자들도 기르던 가축 떼를 일찍 헐값에라도 팔거나 또는 다른 주로 이들을 옮겨놓을 계획을 하고 있다.
다운타운 강우량이 지난해의 4분의1 정도에 그친 LA시 중심에 위치한 그리피스 팍도 가뭄 피해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봄꽃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 나무에는 베리 등 열매들도 거의 열리지 않았다. 나뭇잎도 초록색이 선명치 못한 채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만지기만 하면 부서져 내릴 정도로 건강치 못하다.
특히 야생화에 거의 전부를 의존하는 남가주의 양봉업체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울상이다. 기록적으로 비가 많이 내렸던 2005년 거둬들인 꿀 양과 비교하면 올해는 25%도 못 미칠 것이란 계산이다.
도심지의 주택가도 물을 찾는 개미나 벌들, 또 사슴이나 토끼, 방울뱀들로 인한 피해 사례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또 산간지역 주민들은 벌써부터 곰이나 살쾡이, 산사자 출몰이 잦아진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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