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 중요하지 않은 역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의 배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학교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공연된 바 있는 ‘숲속으로(In to the wood)’ 공연을 선보였던 필립 하(17) 군에게 연극 무대는 또 하나의 학교이다. 연극을 무엇보다도 사랑한다는 하 군은 ‘숲속으로’ 이외에도 학교에서 공연된 ‘올리버 트위스트’, ‘왕과 나(King and I)’, ‘애니’, ‘사운드 오브 뮤직’, ‘그리스(Grease)’, ‘남태평양(South Pacific)’, ‘지붕위의 바이올린’ 등 뮤지컬에서 주역을 맡았다.
맡은 역할마다 애착이 가지만 그 중에서도 ‘왕과 나’에서 주인공 시암 왕 몽컷(Mongkut)의 역할은 카리스마를 표현할 수 있었던 배역이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학교 무대뿐만 아니라 뉴욕주립대(SUNY) 웨스트베리 대학, 카네기홀, 머킨 콘서트 홀 등에서도 공연했으며 프로 모델 에이전시인 JMM에도 2004년부터 소속돼 있다.어려서부터 즐겨한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특기 중 하나이다. 지난 3~11일 커네티컷 하트포드에서 열린 올 이스턴 뮤직 페스티벌(All Eastern Music Festival)에 성악 부문 베이스 파트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이스턴 뮤직 페스티벌은 미 13개주 대표가 참가하는 음악 경연대회로 하 군은 올 카운티, 올 스테이트 대회를 거쳐 결승자들이 참가하는 올 이스턴에 참가했던 것이다.“3박4일 동안 음악의 세계에 빠질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했다”는 그는 성악 이외에도 색소폰, 클라리넷 연주를 올 카운티수준으로 할 수 있다. 현재 학교 재즈 밴드와 와인드 앙상블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운동도 즐겨해 레슬링, 태권도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학교 수학 팀과 전국 우등생 클럽(National student honors society) 멤버로도 활약 중이다. 또 교내 학보사에서도 편집 일을 하고 있으며 보이 스카우트, 퀸즈 한인 천주교회 복사, 비즈니스 클럽 멤버 등으로 꽉 찬 학창생활을 보내고 있다.연극, 음악, 운동 이외에 아직도 해보고 싶은 분야가 너무 많아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는 그는 고교 시절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한 비즈니스가 적성에 맞는지 알기 위해 오는 여름 방학에는 전국 학생 리더십 컨퍼런스(NSLC, National Student Leadership Conference) 가운데 인터내셔
널 비즈니스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학업과 교외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도 자원봉사는 기본. 오이스터 베이 도서관에서 애프터스쿨 그룹 지도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매년 여름 방학동안 메리놀 선교사 프로그램을 통해 멕시코, 페루 등 남미 저개발국을 찾아 원주민 가정에 머무르며 이들을 돕는 뜻 깊은 일도 하고 있다. 그는 “물질적 풍요가 행복과 무관하다는 것을 멕시코나 페루 선교 봉사를 통해 배웠다”며 “ 지난여름 7명의 연년생들을 돌보며 원주민들과 한집에서 살았는데 가끔 그들 소식이 궁금하다”고 말한다.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렸던 2002년과 2006년에는 붉은 악마 셔츠를 입고 선두에 나서 “대한민국“을 외쳤다는 필립 하 군에게 한인사회를 대표할 일꾼으로 자라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필립 하 군은 하봉호 씨와 황미광 씨의 2남 1녀 중 차남이다. <김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