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배리 본즈 홈런 출발

2007-04-05 (목) 12:00:00
크게 작게
시즌 1호, 통산 735호…아론 최다기록에 20개 차
그러나 자이언츠는 2연패 수렁에…A’s 2패뒤 첫승

메이저리그판을, 그중…에서도 내셔널리그 서부조(웨스트 디비전)를, 또 그중에서도 베이지역 야구판을 맴도는 신이 있다면, 그는 4일 하루 인간의 모습이었다고 할까. 본즈에게는 은총을 베풀고 자이언츠에는 축복을 내리지 않았다. 다리 건너 A’s의 눈물은 살포시 닦아줬다.

메이저리그 통산홈런킹에 도전중인 현역홈런킹 배리 본즈가 2007년 정규시즌 두게임만에 시원스런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개인통산 735호. 살아있는 전설 행크 아론이 보유중인 통산홈런 755개와는 딱 20개 차이. 본즈 홈런포에 흉작이 든다 해도 100게임 이상 출장만 한다면 올해 무너뜨릴 수 있는 사정권이다.


자이언츠의 자이언트 본즈는 4일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에서 벌어진 샌디에고 파드레스와의시즌 2차전에서 1회말 투아웃 주자 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등장, 상대투수 크리스 영으로부터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영으로서는 선행 두 타자를 요리한 뒤 눈 깜박 한숨을 돌린 것이 화근이었다.

기세가 오른 자이언츠는 한점을 더 뽑아 2대0으로 앞서나가 개막전 패배를 딛고 승패의 균형을 되찾는가 했으나 축제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파드레스 타선을 잘 막아내던 선발투수 맷 케인의 5회초 딱 2개 실투가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승부의 추는 급격히 파드레스로 기울었다. 칼릴 그린의 좌측 펜스 넘는 홈런으로 반격을 시작한 파드레스는 마커스 자일스가 투런홈런으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자이언츠는 6회말 페드로 펠레스의 적시타로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으나 이후 투입된 불펜투수들이 고비고비 흔들리는 바람에 3대5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로써 자이언츠는 개막전 마수걸이 패배에 이어 연이틀 고개 숙인 거인이 됐다.

자이언츠가 개막전부터 2연패를 당한 것은 1996년 시즌 이후 11년만이다. 그러나 본즈는 “우리는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나는 동료들에게 내가 여기(자이언츠)에 처음 왔을 땐 무승6패, 2승7패, 이랬다. 전혀 걱정할 게 없다. 오늘(4일) 우리는 첫날보다 잘했다. (잘못 던진) 피치 하나 때문에 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애틀 원정에서 이틀 연속 4점차 패배를 당했던 오클랜드 A’s는 4일 매리너스와의 첫 시리즈 마지막 게임에서 선발투수 리치 하든이 7이닝동안 3안타 무실점(7삼진2볼넷)으로 틀어막는 역투에 힘입어 9대0 대승을 거뒀다. 이틀동안 빈공에 허덕였던 타선도 불이 붙어 적시적시 13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첫 시리즈 싹쓸이패 위기에서 가뿐히 헤어난 뒤 다음 격전지인 LA(에인절스)로 향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