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백만장자

2007-03-27 (화) 12:00:00
크게 작게

홀 토시그 씨, 15년간 모은 수백만달러 자선단체 기부
자가용도 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중고품 가게에서 옷을 사 입는 81세 노인이 지난 15년 동안 수백만 달러를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통 큰 자선 사업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필라 교외 델라웨어 주 미디아 시에 거주하는 홀 토시그 노인은 저소득 층 용 주택으로 지어진 작은 집에서 8년 전 심장마비로 쓰러진 부인 노마를 직접 간호한다. 인근 중고품 스토어에서 14달러를 주고 산 진 바지를 즐겨 입는 토시그 노인은 아침이면 자전거를 타고 자신이 운영하는 ‘언투어스’(Untours) 여행사로 출근한다. 오전 일과가 끝나면 지난 1992년 500만 달러를 기부해 설립한 자선 단체 언투어즈 재단에 나가 마무리 일을 한 뒤 자전거를 타고 귀가한다.

그는 여행사 수입은 모두 언투어즈 재단에 귀속시키고 본인과 부인은 소셜 시큐리티를 받아 생활한다. 돈도 많고 3명의 아들에 5명의 손자, 5명의 증손자까지 둘 정도로 가족이 번창한 토시그 노인은 이 같이 사는 이유에 대해 “가난을 감소시키고, 사회 정의를 일으켜 세우는 단체에게 돈을 대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는 “자본주의가 좋은 것이라면,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좋은 것이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돈을 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승용차를 지난 1973년 무전취식 자에게 준 이후 자전거만 타고 다닌다.


홀 토시그 노인은 콜로라도의 유태계 아버지와 신교 정통파 복음주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밀가루 포대를 잘라 속옷을 해 주었다. 그는 복음주의 기독교의 하바드 대학이라고 지칭되는 위튼 칼리지를 다녔지만 독립심이 강해, 창조론에 반발하면서 자신의 믿음을 세워나갔다. 그는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후에 고백했다. 졸업 후 고향에 돌아와 소 농장을 했으나 망하자 1957년 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미국의 문명’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후 어퍼더비 등지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안식년을 얻어 유럽을 폭스바겐 비틀 승용차를 타고 샅샅이 돌아다녔다.

거의 무전여행 격이었던 이 때의 경험을 담아 ‘안식년의 무전여행’(Shoestring Sabbatical)이란 책을 출간했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1975년 친구에게 5,000달러를 빌려 ‘언투어즈’ 여행사를 설립했다.

여행객들에게 자신의 경험처럼 호텔이 아닌 농장이나 아파트에 묵게 하면서 여행지를 친밀하게 알도록 하는 관광 아닌 관광을 주선했다. 이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어 1980년대에 큰 돈을 벌었으나 자신은 연봉 2만 달러만 받고 수입을 직원들에게 배당했으며 나머지 수익으로 자선 단체를 설립, 가난한 사람과 단체에 저리로 융자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이 공로로 지난 1999년 배우 폴 뉴먼과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들 케네디 주니어(비행기 사고로 타계)가 공동으로 수여한 ‘미국에서 가장 관대한 기업인’상을 받았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