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압박에도 호르무즈 작전 참여엔 신중… ‘선조사 후대응’

2026-05-04 (월) 08: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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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軍, 韓선박 폭발사고 경위 파악이 우선 판단…3월 군함 파견 요청 때도 파견 안 해

▶ 청해부대 파견엔 국회 동의 필요…국방부 “한미동맹·국내법 등 고려해 신중 결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 폭발·화재 사고를 계기로 한국에 군사작전 참여를 재차 압박했지만, 우리 국방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사고의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상황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군이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도 아직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은 '해방 프로젝트'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발생한 한국 해운사 HMM 선박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사고 원인을 아직 조사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의 소행으로 규정하면서 한국의 군사적 기여를 압박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폭발 사고가 이란의 공격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나 출처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사고가 외부의 공격에서 비롯된 것인지, 선박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사고 원인 규명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초기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심어놓은 해상 기뢰나 자폭 드론, 무인수상정, 로켓 등 공격에 우리 선박이 피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후 선박 피해 상황이 비교적 심각하지 않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고가 내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동시에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해당 선박의 사고 원인 규명이 우선이며, 후속 대응 방향도 이를 기초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국제법과 국제 해상로의 안전, 한미동맹 및 한반도 안보상황,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 고려한 가운데 우리의 입장을 신중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아덴만에서 활동하는 청해부대 등 우리 군 전력이 호르무즈 해협에 당장 투입될 가능성도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실질적 기여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군 자산의 투입은 1∼4단계 계획 중 종전 후 이뤄질 최후 단계의 조치로 판단해왔다.

아울러 현재 실질적으로 전시 상황인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 전력을 파견하기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국방부의 기본 입장이다.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으로부터 약 2천㎞ 떨어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퇴치 등 임무를 수행 중이다.

주전력인 대조영함은 4천400t급 구축함으로, 기본적인 방호체계는 갖췄으나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이 빗발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을 수행하기엔 방호체계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공개 거론하며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5개국을 거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는 당시에도 신중론을 유지하며 군함을 파견하지 않았다.

그간 우리 군 당국은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지원을 위한 다국적 논의에 참여해 왔다. 전쟁 당사국인 미국이 빠진 이 협의체는 종전 후 기여 방식을 주된 논의 대상으로 삼는다.

최근에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통항 재개를 위한 '해양 자유 연합'이라는 새로운 국제 연합체를 제안했는데, 한국 역시 참여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군 당국이 당장 호르무즈 해협에 전력을 파견하진 않더라도, 미측의 기여 요구에 호응하기 위해 정보 공유나 연락장교 파견 등 제한적·비전투적 기여를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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