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액’(Zodiac) ★★★½(5개 만점)
2007-03-02 (금)
조디액 사건에 매어달리는 신문 만화가 폴(왼쪽)과 샌프란시스코 형사 데이브.
북가주를 떨게 한 시리얼 킬러 추적
영구미제 베이 에리어 살인사건
수년간의 수사과정 차분하게 다뤄
1969년부터 시작해 수년간 캘리포니아 북부 베이 에리어를 공포 속에 몰아넣었던 시리얼 킬러 조디액 사건을 다룬 차분하면서도 긴장감 감도는 범죄 드라마다. 많은 사람들과 수년간에 걸친 복잡한 사건들을 질서정연하고 치밀하게 연관시켜 사건을 수사하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드라마를 엮었다(조디액 사건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의 중심 플롯이기도 했다).
감독은 ‘세븐’을 만든 데이빗 핀처로 이 영화는 대중의 자극적 흥분감에 부응한 ‘세븐’과 달리 유혈 폭력이나 잔인한 장면을 극도로 제한하고 사건을 추적하는 신문기자와 형사의 집념에 초점을 맞췄다. 신문사와 기자가 주요 구실을 해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을 연상케 한다. 매우 조직적인 분위기로 가슴을 죄어 들어오는 절제되고 모양새 좋은 영화이나 내용이 다소 반복적이고 톤이 너무 가라앉아 드라마의 기복이 약한 것이 흠이다.
1969년 7월4일 밤 두 틴에이저가 한적한 곳에서 차 안 데이트를 즐기던 중 조디액의 총격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조명을 잘 쓴 촬영이 매우 효과적이다). 사건 얼마 후 베이 에리어의 세 신문사에 조디액이 암호로 된 글을 보내 그것을 신문에 게재 않으면 다시 살인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어 대낮 나파지역 호숫가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두 남녀가 조디액에게 칼로 난도질을 당한다.
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사람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의 히피 스타일의 사건담당 기자 폴 에이버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폴과 함께 이 신문사의 내성적인 만화가 로버트 그레이스미스(제이크 질렌할-영화는 그레이스미스의 베스트셀러가 원전)가 암호를 풀어내면서 나름대로 사건에 관계한다. 조디액이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범행을 저지르면서 살인과 형사 데이브 토스키(마크 러팔로)와 그의 동료 윌리엄(앤소니 에드워즈)이 본격적 수사에 나선다.
영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이들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애쓰는 과정을 거의 교과서적으로 착실하게 묘사했다. 유력한 용의자로 아동 성추행자인 알렌(존 캐롤 린치)이 지목되나 증거 불충분으로 체포하지 못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건이 해결되지 않자 폴과 데이브와 윌리엄 등은 범죄해결을 포기하나 폴만은 책을 쓰기 위해 사건에 집요하게 매달린다. 영화 종반부는 폴이 거의 광적으로 수년간 사건추적에 매어달리는 내용. 그는 이로 인해 두번째 아내 멜라니(클로에 세비니)와도 이혼을 한다. 이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았다. 주조연 모두의 연기가 뛰어나고 음악도 분위기에 썩 잘 어울린다. R. Paramount.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