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기념식 또다시 반쪽 행사로
2007-02-27 (화) 12:00:00
한인회-노인회 주도권 싸움에 동포 분열 상황 확산
김태환 옹 “독립 의미조차 모르는 사람들...” 분개
필라 지역에서 2년 째 3. 1 절 기념식을 필라 한인회와 필라 노인회가 따로 개최해 동포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항일 독립 운동가 출신의 전직 한국 공무원이 이를 한국의 광복 직후 미군정 시절과 비유해 비판하면서 필라 동포가 하나로 뭉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필라 한인회(회장 강영국)는 오는 3월 1일 정오 필라 한인 회관에서 88주년 삼일절 기념식을 개최한다. 필라 노인회(회장 심명수)는 같은 날 오전 11시 서재필 기념 센터 강당에서 삼일절 기념식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한인회와 노인회가 삼일절과 광복절 기념식 행사를 작년부터 따로 진행하고 있다. 이유는 4-5년 째 계속되는 있는 필라 한인회 내분 사태 때문이다. 한인회 내분 사태가 법정으로 비화해 한인회 집행부가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분열 당사자들은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상태다 이 불똥이 노인회로 옮아가 한인회 건물 지분 문제가 불거지면서 노인회 집행부가 한인회를 고소했고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한인회 집행부도 명예 훼손 혐의로 맞불을 놓아 현재까지 법정에 계류 중이다.
진정한 화해가 없이 법정 판결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감정싸움으로 비화해 국경일 기념식 개최 주도 싸움이 벌어졌다. 국경일 기념식은 통상 한인회가 주최해 왔으나 작년의 삼일절 기념식을 노인회가 서재필 기념 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를 한인회에서 동포 사회 분열 행위로 보고 서재필 재단에 항의하자 당시 이사회는 “앞으로 어떠한 국경일 행사를 따로 갖지 않고 동포 사회의 화합을 저해하는 행사는 거절 하겠다”고 밝혔다.
노인회는 이에 따라 작년 광복절 기념식을 동아 문화 센터에서 치뤘으나 올해 또 삼일절 기념식을 서재필 기념 센터에서 갖는다고 발표해 한인회 관계자들이 서재필 재단 측에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인회 집행부는 작년 필라 지역 한국 명예 총영사로 임명된 해리스 바움 변호사가 노인회 삼일절 행사에 초대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뒤 동포 사회의 분열 상 확대 방지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제 시대 징병 거부 운동을 벌이다가 9개월 동안 투옥 당했던 김태환(80, 전 문교부 교육 행정관)옹은 경건해야 할 삼일절 기념식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추태는 독립의 의미조차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김 옹은 “한국에서 광복이후 1948년 정부 수립이전까지 미군정 시절 이승만, 김구 선생이 이끄는 우익은 서울 운동장, 박헌영, 이강국 등 남로당이 이끄는 좌익은 남산 야외 음악당에서 삼일절 등 국경일 행사를 따로 개최하면서 불쌍한 국민들을 괴롭혔다”면서 “필라 한인 사회에서 그 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인회 노인회 공동 개최한 2002년 광복절 기념식 때 ‘내가 겪은 8. 15’라는 제목으로 강연까지 했던 김 옹은 “민족과 국가의 경축일인 삼일절과 광복절에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분열 행위를 벌이는 것은 소인배들의 행위”라며 “이날 어느 쪽의 기념식에 가지 않고 집에서 독립 선언 33인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