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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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P.S. 203 전교 부회장 한경주 양

2007-02-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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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꼭 남동생과 나란히 전교 학생회장과 부회장이 될 거예요”.
9살짜리 한인 여학생이 베이사이드에 위치한 P.S. 203에서 4학년 대표로 전교 부회장에 당선됐다.

주인공은 한경주(미국명 조앤 한)양. 평소에는 조용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지만 대규모 청중 앞에서는 유난히 자기 의사를 뚜렷이 표현하는 외유내강형 성격을 타고 났다. 경주 양은 지난해 10월 학교 교장이 4학년을 대상으로 전교 부회장, 5학년에서 회장을 뽑는 다는 발표를 하자마자 “한번 쯤 도전하면 재미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9명의 부회장 후보가운데 유일하게 한인이었던 경주 양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피부색에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들이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부회장에 당선되면 급우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발표를 해 큰 표 차로 부회장에 뽑혔다.


부회장 선거뿐만이 아니다. 2학년 때에는 교내 자원봉사 팀인 ‘쿨 캣츠(Cool Kats)’에 자원해 노숙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도맡았다. 특히 당시 쓰나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깡통 위원회(Can Committee)’의 일원으로 각 학급을 돌아다니며 캔을 수거해 지원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부회장에 당선된 이후에는 교외 관계자들에게 학교와 학생을 대표하고 교사들에게는 급우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매달 교장, 교감, 교사들과 학생회 임원들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느끼는 바를 수렴해 전달한다. 또 급식이나 특별 행사에서 음식 메뉴를 선정할 때 급우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학생 토의 시간의 내용을 알려준다. 이밖에 설날을 맞아 학교에서 열렸던 행사에서는 학부모들을 행사장으로 에스코트하는 일을 도맡았다.
부회장이 하는 일을 알아서 도전했던 것이 아니라 일단 당선되고 나니 책임감과 하는 일에 대해 재미를 느꼈다. 그래서 올해 10월에는 5학년 대표로 전교 회장에 꼭 출마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또 같은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남동생과 함께 선거 캠페인을 벌여 동생은 4학년을 대표하는 부회장, 자신은 학교 전체를 대표하는 회장에 뽑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여 지난 3학년 때 S.T.A.R.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실시된 교내 동화책 만들기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인 경주 양은 커서 일러스트레이터나 해리 포터의 저자 J.K. 롤링처럼 작가가 되는 꿈을 갖고 있다.


경주 양은 베이사이드에 거주하는 한창수, 김언경 씨의 1남1녀 중 장녀이다. <김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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