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마켓 “확 달라졌네”
2007-02-17 (토)
채소-과일 주3회 반입·상품 종류 크게 늘려
타운 경제 주축 자리매김
LA로부터 대형 마켓이 라스베가스로 진출해 옴에 따라 기존 마켓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구노력이 이곳 한인상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요즘 마켓을 가보면 싱싱한 야채와 과일의 반입이 눈에 띄게 늘었고, 상품의 종류 또한 다양해졌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2년 전 본보의 라스베가스 직배가 시작되면서 이미 라스베가스는 더 이상 LA로부터 먼 곳이 아니었다.
LA와 동일한 시각에 신문이 배달됨에 따라 각종 시장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됨은 물론 물류비용 절감에 대한 노력도 결실을 맺게 되어 종류와 가격 면에서 모두 LA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었다.
라스베가스는 다른 도시와는 달리 다인종 문화와 생활양식의 다양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호텔에 종사하거나 관련 업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고 큰 군부대(넬리스 공군기지)가 있는 까닭에 이곳 상권의 모양새는 타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곳은 주말(금, 토, 일) 경기가 따로 없다. 군 관련 및 일반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학생들은 다른 지역과 같이 금, 토, 일이 주말이지만, 호텔과 스왑밋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주말은 일, 월, 화로 되어 있다.
또한 이곳은 시장 보는 시간이 따로 있지 않다. 호텔은 보통 3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보는 사람들로 골고루 붐빈다. 본부 추산 한인수가 2만명에 달하고 있으나 이들의 마켓 이용률은 LA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왜냐하면 호텔 업종 종사자의 경우 집에서 따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도시 자체가 요식산업이 극도로 발달한 곳이어서 외식이 일반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 30여년간 한인 상권의 중심에는 한인 마켓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난날 일천한 구매력과 고비용의 물류부담을 안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듣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4마켓 모두 어엿한 한인타운 경제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웨스턴 수퍼마켓(대표 백상현)은 웨스트 지역의 한인들과 중국인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최근 아씨상품 위주의 아씨 도매코너를 개설해 교회, 식당, 단체주문에 한하여 도매가격으로 물품을 공급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인마켓 가운데에서는 유일하게 새벽 1시까지 영업을 하여 늦은 시간 퇴근하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동부지역 한인들과 UNLV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서울마켓 몰(대표 곽태현)은 1등품 육류로 유명하다.
곽 사장은 “흑돼지 삼겹살과 갈비 살은 서울마켓의 자랑이다. 마켓은 단순히 물건만을 파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포장하여 파는 곳이 아니겠는가?”라며 “한인 상권은 비즈니스의 결합체이기 이전에 한인들만의 풋풋한 인심이 살아있는 문화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동·서쪽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주로 애용하는 커머셜센터 아시안마켓(대표 박상옥)은 가장 큰 매장 규모에 걸맞게 다양한 상품들을 비치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나해부터는 야채 반입을 주 3회로 늘려 보다 신선한 상품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박 사장은 밝히면서 “진정한 한인타운의 발전은 기존 상권의 물갈이가 아닌 공조와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안마켓과 이웃하고 있는 오리엔탈마켓(대표 엘리자벳 윤)은 한인들뿐 아니라 일본인들도 즐겨 찾는 곳으로 올드타이머 단골손님들로 북적대는 마켓이다.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주 2~4회 탄력적으로 물품을 반입하고 있는데, 고객의 편에서 맞춤형 주문판매가 우리의 전공이다”며 윤 사장은 말했다.
<김문집 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