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칼럼/ 세월을 아끼라
2007-02-06 (화) 12:00:00
김무영목사(오클랜드한인연합감리교회)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하더니 벌써 2007년도 새해 들어 한 달이 지나갔다. 시위를 벗어난 화살처럼 세월은 쏜살같이 빨리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빨리 가는 우리의 세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희랍어에는 시간을 말하는 두 개의 단어가 있다. 하나는 카이로스요 다른 하나는 크로노스이다. 크로노스는 흘러가는 시간이요 카이로스는 주어진 시간이란 뜻이다. 즉 크로노스는 시간이 어김없이 계속하여 흘러가 오늘이 내일이 되고 내일이 모래가 되는 것이다. 반면 나이가, 살날이 살아온 날보다 더 짧을 때 그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이 곧 카이로스다. 성경에 나오는 세월을 아끼라는 말의 세월은 희랍어로 카이로스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시간은 황금보다 더 귀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세상의 어떤 사람도 크로노스의 시간은 아낄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 어떤 사람도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 매어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천하장사도 영웅호걸도 컴퓨터의 귀재도 시간을 잡아매어 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카이로스의 시간은 다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즉 카이로스는 아껴야 한다. 흔히 우리는 아낀다는 말을 쓰지 않는다는 말로 이해할 때가 있다. 아낀다는 말은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다는 말로 우리는 흔히 생각한다. 부부만 사는 가정에서는 애완동물을 자식처럼 소중히 여기는 경우도 많이 본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미국이 여자가 있는데 그는 개와 고양이를 자식처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그는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자기 집의 개와 고양이를 돌보는 일에 모두 쓴다. 그는 고양이가 아파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천달러를 쓰고도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았다. 그만큼 고양이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었다.
성경에 나오는 세월을 아끼라는 말은 영어로 리딤(redeem)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 말은 ‘(시간을)헛되게 만들지 않는다’란 뜻이 담겨 있다. 그 말은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라는 말이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시간, 카이로스를 어떻게 아껴야 할까.
그 아끼는 방법은 첫째로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서 사는 것이다. 나의 의를 구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구하며 사는 길이다. 하나님이 옳다하면 옳은 줄 알고 따르는 삶이다. 나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삶이다. 나의 비즈니스를 넓히기 위한 노력에 못지않게 하나님의 나라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전도와 선교에도 아낌없이 투자하며 참여하는 삶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나의 카이로스를 헛되지 않게 하며 사는 길이다.
둘째로 하나님이 명하신대로 사는 것이다. 의사의 처방을 받은 사람은 의사의 처방대로 해야 병이 빨리 낳는다. 내 고집대로 밀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에 따라 내 의사를 꺾고 순종하며 사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하나님께서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은 하지 않고 사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인 카이로스를 아끼며 헛되지 않게 그리고 바르게 사는 삶이다.
셋째로 “너희는 유혹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쫓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와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에베소서 4:22-24)란 성경말씀대로 구습을 쫓는 옛사람을 벗어버리는 것이다. 구습을 쫓는 옛사람을 벗어버리는 일은 거짓을 버리는 것이다. 참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분을 내지 않는 것이다. 도적질하지 말고 구제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서로 용서하는 것이다. 쓸데없는 일에 우리의 귀한 시간 카이로스를 낭비하는 일이 없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새사람을 입고 사랑과 믿음과 소망 가운데 이웃과 더불어 화평을 누리며 사는 멋있는 생을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