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싱 거주 한인 중학생 무심코 면도날 가져갔다가 30일 정학처분

“등교하기 전 자녀들의 옷 주머니부터 모두 확인하세요!”

무심코 넣어 두었던 면도날이 바지 주머니에 있는지도 모른 채 등교했다가 ‘흉기를 들고 학교에 왔다’는 이유로 한 한인 중학생이 30일간의 학군장 정학처분을 받아 타 한인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플러싱의 모 중학교 7학년생이던 한인 윤군은 얼마 전 새 식구가 된 강아지 털을 깎으려고 부모가 사 두었던 면도날을 사용하다 무심코 종이에 싸서 주머니에 넣어둔 채로 주말을 지냈다. 이후 월요일 등굣길에 같은 바지를 입고 등교했던 윤군은 가져 온 돈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주
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무슨 물건인지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면도날을 꺼내게 됐고 이를 지켜보던 학급생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을 벌이게 됐다.

연락을 받고 급히 학교를 찾은 아버지 윤모씨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윤씨는 “학교의 징계 규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범죄자 취급을 받고 경찰에 둘러싸인 아들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부모를 맞이하는 교장의 태도는 솔직히 기분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면도날을 들고 등교한 것이 의도적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지만 면도날은 학교가 금지하는 흉기로 구분돼 있어 결국 30일 정학처분을 받게 됐다고. 윤군은 이 일을 계기로 학교를 자퇴하고 홈스쿨링으로 전환해 현재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중학교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상태다. 플러싱 JHS 189 중학교의 최윤희 학부모 코디네이터는 “면도날은 물론이고 끝이 뾰족한 물건들은 자칫 무기로 간주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뉴욕시 교육청 ‘징계 및 중재 기준’에는 면도날, 총기, 칼, 곤봉, 무술도구, 폭발물 등은 물론, 샌드백(모래주머니)이나 샌드클럽 등을 모두 ‘금지된 흉기류 범주 I’으로, 이외 가짜 총기나 가짜 흉기, 위험 화학물질, 레이저 광선 포인터 등은 ‘금지된 흉기류 범주 II’로 규정하고 있다.특히 손톱 가는 도구 등 신체적 위해를 가하려는 목적 이외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을 소지한 경우에도 정학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고 명시돼 있어 자녀들의 소지품 관리에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