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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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제리코 고등학교 12학년 에스더 곽 양

2007-01-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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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의술을 펼친 슈바이처 박사와 같은 길을 걷고 싶어요”
제리코 고등학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에스더 곽(17) 양의 꿈은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인술을 펼치는 의사가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슈바이처 박사의 전기를 읽은 후 깊은 감명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에스더는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간 학교 공부는 물론 의료 인턴십 프로그램 등 다방면에 걸쳐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평균 4점 만점에 3.95점을 기록할 정도로 학업성적이 우수한 에스더는 10, 11학년 시절 매주 토요일 뉴욕밀알선교단에 나가 장애우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봉사 활동도 펼쳤다. 특히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친구와 함께 의료기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며 학계로부터도 주목(?)을 받아왔다.

에스더가 진행해 온 프로젝트는 스토니브룩 대학 연구실에서 공동 연구를 해올 정도로 창의성을 높이 인정받고 있다. 시간에 맞춰 약 복용을 해야 하는 환자들의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한 의료 기구를 개발하는 프
로젝트로 인체에 기기를 넣어 제때에 자동으로 약을 투여할 수 있는 장치다. 에스더의 연구 활동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지도 교사는 “어린 고등학생의 아이디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창의성과 전문성이 매우 높은 프로젝트”라고 평하고 “평소 의사가 되겠다는 각오가 에스더로 하여금 이 같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에스더는 이 프로젝트로 10학년 때와 11학년 때 지멘스 과학경시대회에 출전, 지역 결승까지 오르는 등 2차례에 걸쳐 입상을 하기도 했다.
처음엔 딸이 험난한 의사의 길을 가겠다는 에스더의 꿈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아버지도 이제는 적극적인 후원자가 됐다.“어려서부터 입 버릇처럼 의사가 되겠다고 하더니만 결국 고등학교 때부터는 자기 나름대로
의대 진학 준비를 하더군요. 처음엔 약사와 같은 전문인이 돼 주었으면 하는 바램에 말리기도 했지만 에스더의 희망이 너무 확고해 원하는 대로 밀어주기로 했습니다.”에스더는 올 가을 고교 졸업후 의대에 진학해 의학도의 코스를 밟겠다는 생각으로 현재 여러 대학에 원서를 제출해 놓고 있는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에스더에겐 학업능력 말고도 남다른 재주가 많다.
현재 낫소카운티의 공식 오케스트라인 올드 카운티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가 하면 지난 2년간 학교내 배구 대표팀에서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스포츠 감각도 뛰어나다. 또한 학교 동아리인 아시안아메리칸 클럽의 회장을 맡아오며 불우이웃들을 위한 펀드레이징 활동도 벌여왔다. 불우이웃은 물론 동남아 쓰나미 재난 때와 카트리나 재해, 파키스탄 지진 재앙 때도 모금 활동을 전개, 정부기관에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에스더는 “평생을 아프리카에서 소외된 자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바친 슈바이처 박사는 나의 히어로입니다. 가능한 빨리 의학공부를 마치고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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