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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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 걸’(Factory Girl) ★★½

2007-01-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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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 걸’(Factory Girl) ★★½

팩토리 옥상에서 자기 작품을 전시하는 와홀과 에디.

비극의 배우 에디 세지윅 자전영화

1960년대 뉴욕 지하 반문화운동의 기수로 화가요 영화인이었던 앤디 와홀의 뮤즈이자 수퍼스타로 4년간 기행과 시대를 초월한 유행과 약물과 섹스 등으로 명성을 날리다 비극적 종말을 맞은 에디 세지윅의 자전적 영화다.
에디의 제동장치를 잃은 야생마 같은 삶을 그렸으나 깊이가 없고 피상적이다. 마치 전위영화를 보는 것 같은데 시대와 장소에 대한 통찰력 있는 묘사를 뺀 채 주인공들의 기행에만 초점을 맞췄다.
1970년 에디(시에나 밀레)가 상담의와 인터뷰하는 것으로 영화의 틀을 짠 뒤 그녀가 캠브리지 대학을 등 뒤로 하고 뉴욕의 야단스런 지하문화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된 동기와 짧은 명성과 약물과다 복용으로 인한 죽음 등을 묘사했다.
갑부 집 딸인 에디는 1965년 보스턴을 떠나 뉴욕으로 온다. 그녀는 여기서 와홀(가이 피어스)에 소개되는데 와홀은 뛰어난 미모와 자유분방한 태도를 가진 에디에게 대뜸 빠진다. 에디가 돈이 많다는 것도 와홀이 그녀를 가까이 둔 이유 중 하나다. 와홀은 이때부터 에디를 다운타운의 자신의 화실이자 스튜디오인 팩토리로 초청, 황당무계한 유사 웨스턴 ‘말’의 주인공으로 쓴다. 뉴욕 반문화 세계의 태두인 와홀의 총아가 된 에디는 매스컴을 타면서 스타의 영광을 누리고 와홀과 팩토리 출입자들과 함께 과격한 팝문화와 마약을 즐긴다.
에디와 와홀의 사이를 갈라놓는 사람이 반체제 싱어 송 라이터(헤이든 크리스튼슨). 영화에서 음악가로만 밝혀진 이 가수는 내외로 밥 딜란을 많이 닮았는데 에디가 이 남자에게 빠지면서 와홀은 에디를 완전히 적으로 간주한다.(딜란은 이 영화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에디는 음악가에게서 버림 받은 뒤 다시 와홀에게 돌아오겠다고 간청하나 냉정하게 거절당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가 성장한 샌타바바라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에디의 다채로운 삶의 묘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에디와 와홀의 관계와 약물복용 및 에디의 낭비로 인한 재정적 궁상 등이 반복적으로 묘사돼 재미있는 얘기를 죽여 놓았다. 조지 히켄루퍼. R. Weinstein Co.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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