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회의 땅’ 캘거리를 가다.

2006-11-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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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활유 친 것처럼 비즈니스 잘 돌고

▶ 일손 태부족…한인 사회도 돈독해

오일샌드의 경제력에 힘입어 신규 이민 자들뿐만 아니라 내지 인조차 이주하고 싶은 지역으로 상종가로 치닫고 있는 곳. 캘거리! 본보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캐나다 서부지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캘거리의 현장을 찾아가 봤다. <편집자주>

한인 1만 2000여명을 포함해 100만 명의 다양한 인종이 살아가는 캘거리는 캐나다 동부에서 그리고 서부에서 몰려드는 이주자들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인구와 늘어나는 인적자원들로 거리가 활력 있고 생동감이 넘쳐난다는 입 소문은 허풍이 아니었다. 일하는 도시답게 젊은이들의 모습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곳곳마다 유용하게 이용 할 편의시설과 주택들을 짓느라 이곳 저곳 파헤쳐지고 밤낮 똑딱거리는 건설현장의 힘찬 고동소리로 도심은 가득했다. 분명 캘거리는 ‘풍요 속의 복잡’ 바로 그 자체였다.
타 주에 비해 낮은 세금을 기반으로 한 튼튼하고 건실한 캘거리 지역경제는 ‘기회의 땅’임을 알리며 늦기 전에 어서 오라고 뭇사람들을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처로부터 신규 전문인력들을 불러들이는 캘거리는 세계적 관광지로 엄청난 부를 불러모으는 로키와 중부도시를 연결하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지리적 요충지라는 것도 한 몫하고 있었다.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곳으로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캘거리는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오일샌드를 통해 캐나다의 부를 창출하는 젖줄로, 그리고 다양한 인종과 인적자원들을 끌어 모으는 ‘거대도시’로 탈바꿈해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밴쿠버를 비롯한 서부지역이 그렇듯이 이곳 캐나다 역시 갑작스런 경제개발로 부동산 값이 뛰고 이로 인해 일찍이 이곳으로 이주해 많은 땅을 소유한 한인들 중에서도 상당한 재산가가 됐다는 얘기도 들렸다.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경제력에 비해 인력이나 각종 편의시설들이 산술적으로 늘어나면서 수급불균형을 초래해 업체마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고, 취업하려고 맘만 먹으면 쉽다는 게 이곳 한인들이 털어놓는 행복한 고민이었다.
25년째 캘거리에서 살고 있는 이민수 한인회장은 “지난 70년대에도 한때 오일 붐이 일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활발하다”면서 “이로 인해 지역경제가 눈에 띄게 좋으며 덕분에 한인들의 조그마한 비즈니스들도 윤활유 친 것처럼 잘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이 한인회장은 “지난 5∼6년 전부터 엔지니어링 분야의 인력들이 크게 증가해 대부분 취업했고, 취업이 힘들다는 환경분야 엔지니어들까지 모두 취업한 상태”라면서 “무엇보다 현지 업체들이 한인들의 부지런함과 실력을 인정하고 있어 영어가 부족해도 한인들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인으로 유일하게 TD은행 지점장에 부임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고상범 씨는 캘거리 경제에 대해 “조만간 세계적인 정유회사인 ‘쉘’본부마저 캘거리로 들어오는 등 인구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거리에서 14년째 토미 피자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민식 사장은 “1만 명에서 1만 2000명으로 추산되는 한인들은 약 65%가 자영업에 종사하고, 나머지 35%가 석유관련 회사에 취업해 있다”면서 “향후 캘거리로 이민 오거나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사람들은 캘거리의 주된 관광사업 지인 로키산맥과 관련된 레저상품 또는 육포산업, 석유화학산업 등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한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한인들은 그렇다고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에게까지 캘거리가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지는 안는다는 뼈있는 지적도 덧붙였다.
분명한 것은 캘거리가 천혜의 입지 조건 그리고 샌드오일에 힘입어 현대적 도시로 성장한 도시답게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젊은이들로 인해 도시 전체가 생동감이 넘쳐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개척시대의 정신이 살아 움직이고 있어 ‘기회의 땅’을 찾으려는 프론티어들에게 마력과 같은 도시로 다가오고 있었다. /안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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