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스베가스 만세

2006-11-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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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서울과 라스베가스 사이를 직행으로 운행한다는 뉴스를 지난주에 들었다. 한국관광객들이 수십년 동안 라스베가스를 방문하여 왔지만, 이제는 향락을 추구하는 많은 관광객들이 그들의 돈을 도박과 유흥의 도시에서 소비하기 전에 LA에 멈출 필요가 없게 되었다. 관광객들이 LA에 들리지 않게 되면 모국으로부터 온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많은 코리아타운 가게들이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코리아타운에는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인기업소들이 많다. 아로마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칸트리클럽 파크, 그리고 수많은 이름난 상품들을 파는 백화점들과 음식점들이 있다. 코리아타운은 나이트 클럽들과 술집들로도 유명하다. 술을 파는 곳이 블럭마다 있어 밤새도록 술꾼들이 이 술집에서 저 술집으로 옮겨다니면서 놀 수 있는 편리한 곳 이기도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관광객들의 주목을 끌만한 코리아타운이지만, 어찌 코리아타운에서 비추어지는 촛불과 라스베가스의 호화찬란한 밝은 불빛을 견줄 수 있겠는가.
한국으로부터 오는 많은 관광객들이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직행선을 선택할 것이다. 더군다나 근래에 들어 윌셔가와 베벌리 힐스 그리고 올림픽 가에서 일어나는 빈번한 범죄로 LA의 한인들조차도 일부러 한인타운에 가는 것을 피하는 추세라고 한다. 한인타운에서 장사를 하고있는 대부분의 상인들은 자기들이 당한 강도 사건을 이야기한다. 한인타운의 바나 나이트클럽들이 관광객들만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들도 끌어들이기 때문에 신변안전의 이유로 관광객들이 라스베가스 직행선을 선택한다고 한다.
코리아타운 인근지역에 자는 주민들 중에 한인들이 소수민족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히스패닉과 아프리칸-아메리칸 들이 더 많이 살고 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한인 커뮤니티의 번영과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사는 한인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다고 한다. 가끔 그들의 원망스러운 감정이 범죄로 돌출하기도 한다. 범죄율 증가 소문으로 한인타운으로 향한 발길이 뜸해 지고있는 와중에, 대한항공은 지금 한인 여행객들을 서울에서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흥의 도시 라스베가스로 논스톱으로 실어서 날라다 주고 있다.
30년 전 라스베가스에 굉장한 인기거리가 있었다. 이 인기의 대상은 1977년에 죽은 엘비스 프레슬리이다. 그가 부른 노래 중에 라스베가스를 찬양하는 유명한 노래가 있다. 번쩍거리는 가짜 보석으로 호화찬란하게 장식한 흰색 점프수트를 입은 엘비스는 “오, 블랙잭과 포커 그리고 뺑뺑이 돌리기가 있어요. 거금의 재산을 카드 한장으로 이기고 잃기도 하지요. 당신이 필요한 것은 강한 심장과 강철같은 신경이지요. 라스베가스 만세, 라스베가스 만세” 하며 노래를 불렀다. 어쩌면 대한항공이 이 노래 가사 중 “라스베가스 만세”라는 가사를 골라 노래를 부르면서 LA 한인타운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윌셔가의 어느 누가 엘비스 프레슬리와 감히 경쟁 할 수 있겠는가? 엘비스를 이길 수 없을 터이니 차라리 그와 합류하는 것이 어떨까? 한인타운 상인들이 타운을 살리기 위해서 엘비스를 흉내내는 사람을 찾으라고 나는 권하고싶다. 가짜 엘비스에게 한인타운을 찬양하는 노래를 이렇게 부르라고 하라. “오, 거리 모퉁이마다 바가 있어요. 밤마다 흥정거리를 파티가 있어요. 향락의 거리를 밤에 걷고 낮에는 온천을 방문하세요. 쓰세요. 쓰세요. 당신의 돈을 쓰세요. 달러도 좋고 원도 좋아요. LA 만세, 한인타운 만세” 하며 노래를 부르라고 하라. 아마 이렇게 하면 관광객들을 한인타운으로 끌어들일지 모르겠다. 혹시 그러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크리스 포오먼
교육학 박사·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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