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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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호숫가 숲속의 생활

2006-09-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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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J. 롤랜즈 지음

자연이 주는 평화


1947년 출간 된 이후 60년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책으로 1999년 전미 아웃도어상 수상작이다. 캐시 호수, 또는 우리 마음 속의 이상향이 롤랜즈의 아름답고 소박한 글 안에, 헨리 케인의 정교한 그림 속에 담겨있는 책이다.
한 세기 전, 존 롤랜즈는 목재회사에서 일을 맡아 카누를 타고 삼림을 답사하러 캐나다의 미개척지로 떠났다. 며칠 동안 혼자 노를 저어 가다가 ‘어릴 적 꿈에서 보았던 호수’를 만난다. 그 호수에는 북쪽 땅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고스란히 갖춰져 있었기에, 캐시 호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오두막을 지을 목재, 먹고 살 물고기, 사냥감, 나무열매 등. 그리고 그것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은, 평화와 만족감이 있었다.
저자가 늘 살고 싶었던 곳, 캐시 호수 지방은 강물이 겨우내 얼어붙었던 얼음을 깨고 자유롭고 힘차게 흐르는 반가운 봄날부터 10월 말 마지막 잎새가 미끄러지듯 날아 떨어질 때까지 고요함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곳이다. 1월의 눈 속에서 시작해 12월의 눈 속에서 끝나는 기간 동안 롤랜즈는 좋은 친구 두 사람과 함께 (이웃 호수에 사는 늙수그레한 크리 인디언 티비시 추장과 책에 그림을 그린 헨리 케인) 독자들을 북쪽 숲 지역에서 보낸 한 해 동안의 삶으로 초대한다.
헨리 케인의 그림만 훑어보아도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에는 숲에서 사는 데 필요한 온갖 기술이 가득 담겨 있다. 토끼가죽으로 옷을 만드는 법, 인디언 북 만드는 법, 빙상요트 만드는 법, 생선을 훈제하는 법, 일주일짜리 카누 여행을 위해 짐을 꾸리는 법, 황야에서 눈보라를 만났을 때 버티는 법 등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다.
숲에서 사는 데 필요한 기술과 자연에 대한 가치 있는 지식의 저장고일 뿐 아니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철학, 그리고 무엇보다도 숲에 대한 지혜, 또 숲에서 살 때 필요한 창의성과 자립심이 담겨 있다.
캐시 호수 주변의 오솔길과 물길을 따라가며 그 정신에 취하고 그 곳의 삶의 온기를 느끼는 즐거움과 문명사회에서 빠르고 힘겹게 살면서 느끼는 긴장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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