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은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없고 나이든 선생님은 더 싫어해요.”
한 한인 1세 교사는 “액센트 있는 영어를 구사하는 소수계 교사를 보면 일부 학생들은 직접적인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털어놨다.
한인 이민자 학생 유입 감소와 교육계 안팎의 변화 이외에도 소수계이기 때문에 교사와 직접적 관계에 있는 학생들과 부딪히는 갈등까지 이중삼중의 부담을 안고 사는 1세 교사들의 현실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한인 1세 교사들은 전체 소수계는 물론, 일반 미국인 교사들 가운데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노력형으로 인식돼 있다. 게다가 ESL/이중언어 교사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일반 교사보다 곱절 이상의 노력과 비용을 쏟아야 하지만 일반 미국인 교사와 동등한 대우를 받기까지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
1세 한인교사들이 생존을 위해 강구하는 대표적인 대비책은 타 과목 분야의 교사자격증을 추가 취득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교육행정직에 진출하거나 관련분야 수퍼바이저 자리에 오르는 등 나름대로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데 성공한 1세 교사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강세다. 영어 구사력의 한계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타 과목 교사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영어권 교사와 자리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리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떤 한인교사는 자격증을 4~5개 소지하고도 여전히 교사 위치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하소연한다.
한 교사는 “가장 시급한 것은 최근 급격히 변화된 교육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가능한 빨리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이든 경력교사일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고 변화에 대한 불만이 많은 편이어서 자칫 행정부와 더 큰 갈등을 빚는 원인 제공만 하게 된다는 것. 영어능력부족으로 인한 업무수행 불충분 평가를 받아 재임용에서 끝내 탈락한 워싱턴 DC의 김순자 교사의 경우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교육위원회의 부당성에 맞서 서명운동과 교육감에게 편지쓰기 운동을 전개했다.
20여년 교직생활 중 첫 낙제평가를 받은 뉴욕의 한 한인 1세 출신 종신직 경력교사도 노조를 통해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지만 아직 결과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종신직 경력교사에 대한 해임 압력과 관련, 뉴욕시 교사노조(UFT)도 시정부를 상대로 투쟁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위안을 준다. 노조는 균등고용기회위원회를 통해 정식으로 시 교육청의 부당처사를 고발하고 조직적인 대응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영어부족문제는 아니지만 연령차별에 있어서만큼은 미국인 교사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한인교사들은 “교사의 업무평가에 있어 교장이나 행정부의 주관적 평가보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가 우선되는 정책 마련과 더불어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되살리는 교권회복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