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일시적인 슬럼프냐 노쇄냐?
2006-08-18 (금) 12:00:00
사/이/드/라/인
배리 본즈의 시대가 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상 전무후무한 7차례 MVP 수상으로 각광 받던 본즈가 요즘 타율 2할4푼, 홈런 16개에 그치며 꼴이 말이 아니다. 여기저기 본즈 시대가 끝났다는 수근거림이 들려오고 있다. 본즈는 올 시즌 캐리어 통산 724호 홈런을 쳐내 베이비 루스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왕 2위에 등극했다. 행크 아론과는 31개차, 빠르면 내년시즌 기록 경신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올시즌 급격한 쇄락세를 보이며 홈런 16개에 그치고 있는 본즈가 아론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최소 2시즌은 더 버텨야 기록 경신이 가능할 전망이다.
본즈는 8월들어 고의 사구를 하나도 얻어내지 못하며 더 이상 공포의 타자가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만루 상황에서도 본즈만 나오면 ‘고의사구’냐 ‘정면승부냐’를 고민했던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더 이상 본즈를 고민하지 않고 있다. 재작년 볼 넷을 무려 286개나 얻어내며 MVP에 선정됐던 것을 생각하며 격세지감이다.
스테로이드 스캔들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본즈는 올시즌 ‘일시적인 슬럼프’라고 보기에는 너무 장기적인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97게임에 출전, 267 타석에 등판했다. 무릎 부상이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올시즌 4분의 3 이상의 게임을 소화했다. 무릎은 어느 정도 견딜 만 하다는 증거다. 본즈는 오히려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스테로이드 파문, 홈런 기록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크다.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있다. 제작년에는 투수들의 극심한 기피현상에도 불구하고 타율 3할6푼2리를 쳐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공치고 난 뒤 본즈의 모습은 현저하게 달라졌다. 예전의 본즈가 아니다. 방망이 스피드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물론 본즈는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본즈는 남은 50여 경기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보여줘야 내년 성적을 점칠 수 있다. 본즈의 부진으로 동반 추락세를 보이고 있는 자이언츠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본즈를 중심타선에서 빼자니 그렇고, 두자니 과거의 본즈가 아니다. 올시즌을 만기로 떠나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 본즈는 내년시즌 아메리칸 리그로 옮겨 지명대타로 나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남은 시즌에도 공칠 경우 본즈의 거취는 매우 흥미롭다. 거금을 들여 데려갈 팀이 나타날지 의문이다.
일시적인 슬럼프나 노쇄냐? 남은 시즌 본즈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