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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The Illusionist) ★★★½(5개 만점)

2006-08-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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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The Illusionist) ★★★½(5개 만점)

아이젠하임이 첫사랑 소피를 놓고 마술을 하고 있다.

다시 만난 첫사랑, 그러나…

황태자-마술사간 음모·살인 뒤틀린 삼각관계

잃어버린 첫 사랑과 음모와 배신과 살인 그리고 마술이 있는 무드 있는 매력적인 드라마다. 매우 지적이요 고상하며 기술적으로도 훌륭한 영화인데 한 마디로 말해 영화 전체가 하나의 사기극이다.
서막은 1900년대 비엔나(프라하서 촬영)의 극장에서 묘기를 보여주는 마술사 아이젠하임(에드워드 노턴)을 경찰이 체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이젠하임에 대한 체포령을 내린 사람은 그의 가공할 초능력 마술에 권력구조 붕괴의 위협감을 느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오만한 황태자 레오폴드(루퍼스 시웰). 이어 장면은 아이젠하임의 소년시절로 돌아간다. 서민인 아이젠하임은 귀족소녀 소피와 사랑을 나누나 강제로 관계를 끊긴 후 고향을 떠나버린다.
그로부터 15년 후 아이젠하임은 유명한 마술사가 되어 비엔나에 도착한다. 그의 마술은 시민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얻으며 연일 대만원을 이루는데 이 소식을 들은 레오폴드가 약혼녀를 데리고 구경 온다. 쇼에서 아이젠하임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원자를 찾자 레오폴드가 자기와 동행한 여자를 무대 위로 올려 보낸다.
이 여자가 아이젠하임의 첫 사랑 소피(제시카 빌). 둘의 사랑이 다시 불붙고 아이젠하임으로부터 모욕을 당한 레오폴드는 아이젠하임을 체포하고 쇼를 중단시킬 것을 경찰국장 울(폴 지아매티)에게 지시한다. 한편 소피는 아이젠하임에게 레오폴드가 곧 자신과의 약혼을 발표할 것이라고 알려 준다. 아이젠하임을 체포한 울은 아이젠하임처럼 서민 출신으로 레오폴드의 신임을 사 출세한 사람. 그러나 그는 오만한 레오폴드를 속으로 증오하면서 아이젠하임이라는 인간과 그의 마술에 마음이 끌린다.
영화는 후반 들어 다시 찾은 첫 사랑을 다시 잃어버린다는 사실 때문에 극도로 어둡고 침울해진 아이젠하임의 산사람의 ‘초혼’ 마술이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 쇼로 아이젠하임은 시민들의 영웅이 되고 아이젠하임이 자기에 맞서 ‘정신적 공화국’을 세운다는 망상에 빠진 레오폴드는 아이젠하임 제거에 혈안이 된다. 이런 두 남자의 대결 사이에서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것이 울.
마지막은 질투에 눈먼 레오폴드의 살인으로 이어진다. 이 사건의 진범은 과연 누구인가. 그 해답이 마지막 순간에 울에 의해 나오는데 이 부분에 다소 억지가 있다. 그러나 품위 있고 미스터리 색채를 띤 재미있는 영화다.
엄청난 내적 힘을 발산하는 연기파 노턴의 연기를 비롯해 지아매티, 시웰 및 빌 등의 연기가 뛰어나다. 촬영과 함께 필립 글래스의 역동적 음악도 좋다. 닐 버거 감독. PG-13. Yari. 아크라이트(323-464-4226). 뉴윌셔(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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