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통일로를 걸으면서

2006-08-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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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의 길이는 248킬로미터 넓이는 4킬로미터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곳’ 또는 ‘동아시아의 가장 소중한 야생동물 보호지’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냉전의 마지막 전선’이라고도 부르고, 어떤 사람들은 ‘한국전쟁에서 얻은 유일한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무엇일까? 물론 비무장지대를 말하는 것이다. 한반도를 두 쪽으로 나눈 경계선이 있는 곳, 절망과 희망이 함께 하는 곳이다.
휴전선 경계선이 있는 이 ‘무인의 땅’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요새와 지뢰가 있는 곳이다. 지난 50여년 동안 이 경계선을 아무도 자유롭게 건너가지 못하였다. 양쪽은 각기 100만명이 넘는 군인들을 배치시켜 두고 있으며, 판문점 외에 두 개의 모델 마을들을 제외하면 이 곳에는 사람들의 활동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다.
한반도의 동쪽 끝에 서쪽 끝까지 연결되는 좁고 가느다란 이 지역은 마치 무서운 폭풍의 중심에 있는 고요한 눈동자 같기도 하다. 이와 같은 고의적인 방치가 이 곳에 세상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잘 보호된 지역을 태어나게 하였다. 이 비무장지대는 멸종되어 가는 두 종류의 황새와 한국 호랑이 그리고 한국 표범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이 되면 이 곳이 야생동물 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를 환경보호자들은 소원하며 기대하고 있다. 몇년 전 ‘DMZ 포럼’이라는 단체는 이 곳을 ‘DMZ 세계 헤리티지’ 지대로 지정하는 아이디어를 나누고 모색하기 위하여 서울에서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 곳이 유엔이 지정한 특별 지역이 되면 개발과 남용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
남한과 북한 양쪽에서 이 곳에 가할 파괴를 환경보호자들은 염려하고 있다. 남한의 사업가들이 경제개발을 우선하여 이 곳을 서울 사람들의 주말 유원지로 바꾸려할 것이다. 북한은 환경보호 운동이 없다. 아마 이 지역이 열리기만 하면 배고픈 북한 사람들은 그 곳에 들어가서 야생동물들을 잡아먹을지도 모른다. 계획이 없이는 남한과 북한은 야생동물들의 보호지역으로 자연환경 여행의 중심이 될 이 곳을 빨리 파괴하여 버릴지도 모른다.
이 지역의 100년 후, 그러니까 평양이 평안남도의 수도로 돌아간 후 그때의 모습을 내 마음속에 그려본다. 1,000여평방킬로미터의 이 지역이 ‘통일공원’으로 알려진다. 해안에서 해안까지 연결되는 10미터 넓이의 길은 하이킹 코스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248킬로미터의 공원길을 꿈꾸어 본다. 물론 차량은 금지될 것이다. 이 곳은 통일된 한국의 시민들을 위한 야생 자연동물원이기 때문이다.
현재 비무장 지대에 이미 있는 네 가지 구조물을 유리하게 사용하면 될 것 같다. 첫째, 하이킹 길만 제외하고 땅에 묻힌 나머지 지뢰들은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다. 그러면 사냥꾼들과 개발자들이 허락된 지역 이외로 나가는 것을 금지할 수 있을 것이다. “위험! 지뢰가 있음! 오솔길을 떠나지 마십시오”라는 경고 사인을 붙여 놓고 나무들과 호랑이들을 보호하며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판문점과 두 마을을 박물관으로 그리고 휴게소로 사용하는 것이다. 미래의 관광객들은 한때 남쪽과 북쪽이 분단되었던 사실을 알고 놀라워하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할 것이다.
다음은 비무장지대 밑으로 북한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많은 터널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터널을 지하철로 사용하면 된다. 물론 개선하고 넓혀야 할 것이다. 서울과 평양 사이에 초고속도로가 지하에 생기면 이 지역의 야생동물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게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북한 사람들”.
마지막으로 현재 대성동 마을 앞에 세워져 있는 두 개의 깃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것에 더 이상 국기를 걸어놓지 않을 것이다. 깃대 맨 꼭대기에서부터 밑에까지, 세상에서 가장 큰 사인을 그것에 걸어 놓는 것이다. “하나의 한국… 대한민국 만세”라고 적힌 사인을 걸어 놓는 것이다.
농담이 아니다. 여러분들의 손자손녀들이 동서 해안을 연결하는 ‘통일 하이킹’ 코스를 걸으며 황새와 호랑이들을 보며 탄복하는 모습을 상상하여 보라.

크리스 포오먼
교육학 박사·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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