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줄 알고 세상에 물들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를 평생 도우며 살고 싶습니다.”
김준(17·브롱스 과학고 11학년)군은 미술공부를 한 어머니의 영향인지 단아하면서도 예술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집에서 상기된 모습으로 마중을 나왔다. 또래에 비해 조금은 작아 보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대화가 이루어지자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했다.
김군은 ‘아프리카’얘기로 서두를 시작했다.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선교사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아프리카를 방문했으며 지금도 아프리카에 남겨둔 친구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 거린다고 한다. 처음 아프리카를 방문할 당시,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부족하지만 현실에 만족하고 살아가고 있는 아프리카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의료선교에 나선 선교사들을 돕고, 또 직업학교 학생들에게 영어, 수학을 비롯해 노래와 춤도 가르쳐주는 등 ‘그다지 한 것(?)’이 없지만 너무 기뻐하고 고마워하는 친구들의 모습에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을 했다.
올해 다시 찾은 아프리카에서는 자신을 반겨주는 친구들의 모습에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느꼈다고 한다. 특히 1년 동안 가정교사를 하며 모은 돈과 부모님이 보태주신 돈으로 지역 내 물탱크를 교체해준 것, 한국일보에 게재된 수기를 통해 동참을 요청한 다른 한인친구들이 아프리카 돕기에 참여, 아프리카 실상을 보고 느끼게 된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많은 한인 친구들이 선교활동에 참가하지 못한 데에는
아쉬움이 있다. 내년에는 다시 돈을 모아 직업학교에 꼭 필요한 사물함을 만드는 재료를 사는데 도움을 주고 싶고 더 많은 한인청소년들을 동참시키고 싶어한다.
“현재 빌게이츠와 삼성 재단이 실시한 ‘첨단기술을 접하지 못해 교육기회를 놓치는 학생 또는 학교를 알고 계십니까’ 아이디어 공모전에 에세이를 제출해 놓았다. 1등을 할 경우 내가 선택한 학교에 지원금이 제공되는데 꼭 이겨 상금을 아프리카 직업학교에 전달하고 싶다”며 “또 내년에는 더 많은 한인 청소년들을 동참시키고, 친구들과 그룹을 결성, 세계 공용어인 ‘음악’을 통해 아프리카에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는 김군은 학교 평균 96점을 유지하고 10학년에서는 유일하게 물리학 AP 과정을 이수한 모범생이다. 또 어렸을적부터 배워온 피아노, 첼로, 클라리넷으로 음악적 감성이 풍부하고 드럼연주 실력도 수준급이다. 미술은 제대로 배워본 적 없지만 다수의 수상실력이 있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신세대답게 랩, 비트박스, 브레이크댄스 등 다재다능한 끼를 자랑한다.과학도를 꿈꾸고 오늘도 롱아일랜드 대학교의 특별 교육반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인텔 학생과학경시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밴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병식씨와 어머니 김인옥씨의 외동아들이다. <홍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