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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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변하고 있다”

2006-07-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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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1세 노령화 전통 비즈니스 사라지고
화랑·부틱등 현대식 건축물 속속
“전통 고수”“현대 지향”타운 리더들 맞서

수십년 동안 LA 다운타운 브로드웨이 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차이나타운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빨간색 종이등이 거리 곳곳에서 흔들거리고 중국식당, 고색 창연한 장식품, 전통 가구상들이 한눈에 차이나타운임을 보여줬던 거리가 이제는 현대식 건축물과 그에 걸맞는 화랑이나 부틱들로 채워지고 있다. 또 고층 아파트나 콘도, 로프트 등 주거용 건물도 속속 들어서면서 이제 차이나타운의 사람들도 대부분 중국인과 샤핑객이 전부이던 십여년 전과는 현격하게 달라졌다.
이같은 새 물결 유입으로 문화충돌을 경험중인 이민 1세대 중국계들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차내는 격이다”라며 개탄하고 “이 추세대로라면 결국 차이나타운은 멸종되고 말 것”이라며 우려중이라고 LA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1960년대에 이곳을 차이나타운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던 선발주자들은 국적 불명 아티스트들이나 정체성 없는 2세, 3세 중국인들이 전통은 무시한 채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보통’ 상가로 격하시킨다고 불평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외설적 그림이 전시되고 코걸이 등을 한 요란스런 젊은이들이 몰리는 것은 차이나타운 매출실적이나 재개발 등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같은 급격한 변모는 기존의 중국계 비즈니스 업주 노령화와 샤핑객의 급감, 고학력 자녀들의 외부 진출로 차이나타운이 썰렁해지면서 높아진 공실률을 메우기 위해 화랑이나 부틱을 저렴한 렌트로 유치하면서 시작됐다.
그같은 유입은 그 후 더욱 가속화되면서 70년대부터 승승장구했던 수많은 비즈니스와 유명 스토어들이 문을 닫았고 최근에는 차이나타운 상징물이었던 전통 문들까지 헐렸다. 중국인 후손이 중심이 된 차이나타운 재개발 그룹은 차이나타운의 음침한 모습을 바꿔서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자세로 매진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을 고수하려는 올드 차이나타운 리더들과 현대식 차이나타운을 지향하는 현재의 리더들은 여러 면에서 심하게 부딪치고 있다. ‘남극과 북극만큼의 견해차를 한발도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며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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